우수 혁신학교를 찾아서 - 세종 미르초

혁신학교로 지정된 세종 미르초 6학년 가람반 학생들이 미술수업 시간에 벽화꾸미기를 하고 있다.  강대묵 기자
혁신학교로 지정된 세종 미르초 6학년 가람반 학생들이 미술수업 시간에 벽화꾸미기를 하고 있다. 강대묵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공교육의 본질을 되찾기 위해 교실이 중심이 되는 `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혁신학교는 큰 변화를 꾀하기 보다는 교실이 중심이 되는 참교육의 회귀다.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이 주인이 되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창의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목표점이다. 혁신학교로 운영되고 있는 세종 미르초의 교실을 살펴봤다.

20일 오전 10시 세종시 첫마을에 자리잡은 미르초 6학년 가람반 교실은 24명의 학생들이 미술 수업에 흠뻑 빠져 있었다. 책걸상을 교실 뒤편으로 밀어내고 바닥에 둘러 앉은 아이들. 스탠실 기법을 이용한 교실 벽면 꾸미기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강경구 교사의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려보세요"라는 멘트가 떨어지자 학생들은 교실 벽면을 꾸밀 곰이며, 호랑이, 꽃무늬 등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에 이야기를 부여했다. 꽃무늬를 선택한 최지수 학생은 "교실에 향긋한 향기를 불어넣겠다"면서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시작했다. 수업 중 교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하세요"라는 말보다 "왜 이렇게 했나요"라는 질문이 많았다. 창의적이 마인드를 고취하기 위해서다.

강 교사는 "혁신학교 수업은 모든 학과목에 적용된다. 그동안 수업방식이 학습목표를 제시해 해결하는 과정이었다면, 혁신학교 수업은 학생들이 자기주도적학습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30분 뒤 수업을 마감하는 종이 울리자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그룹을 형성하며 복도로 뛰어나갔다. 하루 30분씩 주어지는 `해피타임` 시간이다. 학생들이 자신을 뽐내고, 친교의 시간을 가짐으로서 마음의 여유를 통한 공동체적 발달을 돕는데 의의를 두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탁구, 바둑, 스마트 패드 등 복도와 교실, 운동장에서 그룹별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최유빈 학생은 "해피타임 시간은 마치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 노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미르초의 혁신교육은 4학기제로 운영된다. 자연의 순환체계에 따른 생태적인 감성을 키우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4계절, 계절학기를 운영하고 있다. 계절학기 사이에는 짧은 방학을 둬 지나온 학기동안 배움을 되새기고 숨을 고르는 시간도 마련된다. 또한 학급별 특색 있는 교육활동 주제를 정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해 기초·기본능력을 튼튼히 하며 학생들의 꿈과 끼를 펼치고 있다.

신명희 미르초 교장은 "교사들이 혁신학교 수업에 몰두 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업무조정을 통해 배제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수업활동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면서 "체험, 토론,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기주도적학습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교장은 "혁신학교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학부모들도 아이들의 자기표현 능력이 높아졌다고 칭찬한다"며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교실이 중심이 되는 학교가 혁신학교의 참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교육청도 혁신학교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세종 학교혁신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 실현이 핵심요소라 판단하고, 교육청이 정책을 주도하기보다는 일선 학교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중점 운영하고 있다. 최교진 교육감은 "혁신학교는 교실이 중심이다. 학교혁신지원단을 구성해 단기적으로는 학교혁신 추진을 위한 업무합리화 및 민주적 학교운영 구조 정착을 집중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세종형 창의적 교육과정과 평가 방안을 개발해 학습자 배움 중심의 수업 및 평가를 One-Stop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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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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