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청소년 합창단 '온갖 새들을 부르는 노래' >>> 30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김덕규 예술감독
김덕규 예술감독
평화롭고 한적한 시골마을. 여러 종류의 새들이 한데 어우러져 정답게 지저귄다. 아늑하고 평화로운 풍경은 잠시뿐. 새들의 영역에 까마귀가 날아들자 평화롭던 마을은 이내 어두움에 휩싸인다. 팽팽한 긴장감속에 치러진 새와 까마귀의 공중전. 서로가 서로에게 새부리를 겨뤘지만 남은것은 남과 북으로 갈린 분단의 아픔뿐이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얼룩진 상처를 꿰맬 노래. 남과 북이 하나가 될때까지 목청 높여 부를 노래가 사라지지 않는 한 통일이 되는 그날은 머지 않았다.

오는 7월 2일부터 11일까지 비엔나 `글로벌 청소년 음악 축제`에서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이 노래와 연기, 율동으로 표현해야 할 `온갖 새들을 부르는 노래` 합창곡의 스토리다.

작곡가 박지훈이 창작, 편곡한 이 곡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남북한을, 한국의 토종새들이 사랑과 화합을 염원하고 노래함으로써 마침내 평화 통일을 이룬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양의 고유 음계에 해금, 장구 등의 국악기와 국악창법의 솔로가 서양 스타일의 합창과 조화를 이루면서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해냈다.

김덕규 지휘자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특별한 곡이 나왔다"며 "음악드라마 형식으로 꾸미는 만큼 기존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함과 특별함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적인 요소는 아이들의 연기와 연주, 내레이션으로 채운다. 1장에서는 새로 변장한 일부 단원이 평화롭게 지내는 모습을 연기하고, 서로 사랑하는 새들의 모습을 담은 2장에서는 단원 중 한명이 `사랑가`를 해금으로 연주한다. 까마귀의 등장으로 분열을 맞는 3장에서는 어린 남자 단원이 내레이션으로 최고조의 긴장감을 표현해낸다. 그동안 해보지 않은 낯선 작품은 지휘자나 단원들도 힘들터. 낯섦과 어색함은 연습으로 이겨내고 있다.

김 지휘자는 "1주일에 4번, 2시간씩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 곡외에도 빈 소년합창단과 함께하는 `사운드 오브 뮤직`, 빌레르빌 어부의 미사, 고향의 봄 1시간 10여분동안 쉼없이 움직이고, 불러야 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걱정이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전청소년합창단은 비엔나 공연에 앞서 오는 30일 오후 7시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프리뷰 성격으로 무대에 먼저 올린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졌는지 전문가와 관객들로부터 냉철한평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반응이 나올경우 두달여동안 작품 전체를 손질해야 하는만큼 부담감도 적지않다.

김 지휘자는 "전문가와 관객들의 평가를 냉철하게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을 알리는 좋은 기회를 잡기위해서는 관객들의 뼈아픈 충고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표명을 당부했다. 그녀는 이어 "가능하다면 정부의 창작곡 지원금도 받아,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찾아다니며 우리나라를 알리고, 대전청소년합창단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면 더할나위가 없다"며 "대한민국 평화통일의 꿈을 노래하는데 부끄럽지 않도록 훌륭한 무대를 선사해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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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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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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