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예방법

손 안에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마트폰. 실생활에 필요한 다채로운 기능까지 보유한 스마트폰의 국내 사용자수가 40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빠르게 확산되는 스마트폰 이용 추세는 청소년에게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가족부가 2011년 조사한 `청소년 매체이용 실태조사`에서 이미 10명 중 9명은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으며 이 중 36.2%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다양한 문제도 야기되고 있다. 채팅이나 게임 등으로 장시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못하는 스마트폰 중독과 더불어 최근에는 SNS상에서 발생하는 사이버폭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사이버폭력은 형태와 종류가 빠르게 증가하며 물리적 학교폭력 못지 않은 심각한 청소년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전서부교육지원청 Wee센터의 도움을 받아 최근 대두되고 있는 스마트폰 중독과 사이버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살펴봤다.

◇스마트폰 이용 확대 중독으로 이어져=스마트폰은 시·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중독보다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은 말 그대로 스마트폰에 중독돼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이를 제지할 경우 불안이나 신경증적인 증상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가 강북·성북지역 초·중·고·대학생 등 총 1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청소년 5.9%가 중독군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중학생의 중독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스마트폰 중독은 본인이 사용을 조절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는 상담기관이나 병원의 치료가 수반돼야 한다는 게 서부Wee센터의 설명이다. 청소년인 자녀가 스마트폰 사용에 문제를 겪고 있을 때는 무조건 스마트폰을 못쓰게 하는 것보다는 어떤 것을 회피하거나 불안,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자녀의 일상을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공은영 서부Wee센터 실장은 "자녀가 스마트폰의 어떤 기능이나 어플을 주로 사용하는지, 게임중독·쇼핑중독·SNS 중독 등의 패턴을 알아두면 자녀가 스마트폰 사용에서 겪는 문제를 부모가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 사용 초기에 자녀가 중독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려면 충분한 대화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시간이나 방법을 합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따돌림 당하는 아이들=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이 확산되며 스마트폰상에서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SNS를 통해 다양한 문제점이 촉발되고 있다. 사이버상에서의 욕설과 비방하기, 따돌림, 스토킹, 성폭력 등 사이버상의 폭력형태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물리적인 학교폭력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인식됐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사이버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아 자녀가 사이버폭력에 연루됐을 경우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공 실장은 "사이버상에서는 익명성과 전파성, 기록성, 무경계성의 특징이 존재하는 만큼 비대면 상태에서 상대방의 말이나 표현에 담긴 맥락을 읽지 못하고 문자 그대로 해석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높다"며 "충동성이 높은 청소년은 즉각적인 반응 댓글과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가 자녀가 사이버폭력과 관련된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자녀가 관련 채팅방이나 사이트에서 탈퇴하도록 하거나 더 이상 반응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좋다. 발견 즉시 학교나 담임교사에게 사실을 알려 사이버폭력이 확대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청소년에게는 사이버상에서 지켜야할 예의를 지속적으로 교육시켜야 한다. 특히 남을 비방하거나 신상을 함부로 공개하는 글을 올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달리 한번 올린 욕설이 퍼나르기 등을 통해 무한대로 반복될 수 있고 증거로 고스란히 남을 수 있다.

◇가정에서부터 스마트폰 노출시기 늦춰야=스마트폰 사용이 확대되면서 가정에서 자녀가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시기가 빨라졌다. 보채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경우도 많은데 스마트폰의 노출이 이를수록 중독이나 의존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른인 부모는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자녀에게만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라고 하는 것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 부모가 먼저 대화 도중이나 식사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모범을 보여야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량도 조절할 수 있다. 일정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가족규칙을 정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녀가 갖고 있는 표현 욕구와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나 형제, 친구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무시당하고 스스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사이버 공간에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경우가 많다.

공 실장은 "사람은 누구나 표현하고 싶은 욕구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자녀의 경우 첫 대상인 부모로부터 이를 인정받지 못하면 사이버 공간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며 "아무리 하찮은 말이나 사소한 표현이라고 경청해주고 공감해준다면 사이버상에서 위로 받으려는 욕구가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 중독이나 사이버폭력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 스마트폰이 그만큼 일반화·대중화돼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라며"1g의 예방이 1㎏의 치료보다는 낫다는 말이 있는 만큼 사후대처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교육과 노력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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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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