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패션은 거리의 젊은이들, 이른바 신세대라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그들의 의상과 창작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를 하이패션 디자이너들이 받아들여 상품화해 다시 일반 대중에게로 돌아가는 일련의 패션 흐름을 갖고 있다. 1950년 이후는 각국의 스트리트 패션이 하이패션에 영향을 많이 미쳤는데 스트리트 패션은 여러 분야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현대 패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트리트 패션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신세대들이 갖는 패션욕구를 충족시켜 준다는 점에서 또한 패션정보의 발산지로서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스트리트 패션이 등장하게 된 것은 1940년대의 미국에서였다. 1950년대로 접어들면서 대중사회와 중산층의 등장, 그리고 이들 중산층 자녀들의 등장은 시장구조에 변화를 가져와 새로운 소비자 집단으로 구성되었다. 이른바 청소년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는데 이들은 소수인종이나 하층계급의 음악이나 문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1960년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로 이어진다. 스트리트 패션의 특징은 아방가르드하고 파격적인 것이 많으며, 때로는 과거의 것을 받아들여 새롭게 소화해 내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도 자기 나름대로의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여 매우 신선한 감각을 나타낸다.

1940년대에는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흑인 하위문화가 현대의 스트리트 스타일의 근원을 형성하였는데, 이는 서인도 제도로부터 흑인 이주자들이 영국과 미국에 도착한 1940년대부터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유행한 스트리트 패션은 웨스턴 스타일이다. 카우보이 의상으로 대표되는 웨스턴 스타일(western style)은 서부 개척시대를 연상케 하며 미국의 신화적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1950년대 중반에 나타난 대표적인 패션현상으로 테디 보이즈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남성이 외모나 의복에 무관심하다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관념을 깨뜨린 집단으로 의복에서의 페티시즘(Fetishism)이 이루어져 합법화된 성의 질서에 도전하게 되었다. 이들의 스타일은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재킷에 하얀 포플린 셔츠, 레이스로 된 가느다란 타이, 장식적인 조끼, 벨벳 칼라, 통자로 된 복사뼈 길이의 타이트한 바지, 얇은 고무의 밑바닥 창이 달린 검정색 가죽구두로 설명할 수 있다.

1960년대 패션은 히피(Hippies)문화로 대변된다. 히피혁명은 1960년대 중산계급 전반에 대한 저항적 성격을 띠고 폭발하여 중산지식 계급이나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히피들은 아방가르드 집단으로 사회격변에 대한 반응으로서 기성사회나 관습에 반발하여 모든 규율을 거부하였고, 몸치장, 생활 등에 무관심하였으며, 현대문명의 이기와 물질만능에 저항하였다. 히피의 기본적인 의상은 청바지로 남녀 모두 끝이 너덜너덜하게 헤진 블루진에 티셔츠를 입고 어깨까지 오는 긴 머리의 차림새는 유니섹스 모드의 시작이기도 했다.

1970년대에는 펑크(Punks)문화다. 펑크는 1976년 영국의 킹스로드(Kings road)를 중심으로 노동자 계층의 젊은이들이 기성사회에 대한 반항을 복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충격적이며 요란스러운 몸치장을 한 반모드 현상으로, 영국의 특수한 경제불황 하에서 일부는 팝스타를 모방하는 젊은이들에 의해서, 일부는 히피들에 의해서 형성되었다. 노동계급의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아무런 희망 없이 속박되어 있음을 느꼈다. 펑크는 그들에게 반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고, 그 길은 바로 스타일을 받아들여 의복을 공격적으로 입는데서 비롯되었는데 문화예술을 파괴하는 폭주족의 오토바이 복장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1980년대 들어 비보이즈 스타일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시각적 비디오 혁명과 함께 랩이나 힙합의 표제 아래 젊은이 문화에 적합한 패션으로, 격렬한 춤동작을 고려하여 운동선수의 트레이너복과 같이 실용적인 캐주얼 복이지만 유명 상표의 고가품으로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박길순 충남대 의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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