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 이혜훈 회장

취임 3개월 맞은 이혜훈 유관순열사 기념사업회 회장이 유관순 열사에 대한 정확한 조명이 이루어지도록 매진할 것 이라며 국민의 애국혼에 불붙이는데 혼신을 다짐하겠다 고 강조했다. 빈운용 기자
취임 3개월 맞은 이혜훈 유관순열사 기념사업회 회장이 유관순 열사에 대한 정확한 조명이 이루어지도록 매진할 것 이라며 국민의 애국혼에 불붙이는데 혼신을 다짐하겠다 고 강조했다. 빈운용 기자
대담=송신용 서울지사장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제 21대 유관순열사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관순열사 기념사업회는 서재필 박사와 이승만, 김구 선생 등이 참여한 가운데 1947년 9월 조병옥 명예회장과 오천석 초대회장을 주축으로 출범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68년만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회장에 선임됐다. 이 회장은 부친의 고향이 충북 제천이다. 그는 충청권 명사모임인 백소회 참여에 열성을 보이는 사실상의 충청인이다. 이 회장은 "유관순 열사에 대한 정확한 조명이 이루어지도록 매진할 것"이라며 "유 열사의 정신을 널리 알려 애국 혼을 불붙이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3개월을 맞은 이 회장을 만나 기념사업회 운영 방향과 구상을 들어봤다. 이 회장은 인터뷰 내내 "유 열사 조명과 선양에 앞장 서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강남 우파 이미지다. 또 여성으로서 회장을 맡은 게 이례적인데.

"기념사업회 자문위원으로 일해왔다. 지난해 역사 왜곡 논란 속에 시정을 촉구하는 데 참여하면서 `참, 문제가 많구나` 느꼈다. 우리야 유 열사에 대해 워낙 교육을 많이 받고 자라서 다들 우리 같은 줄 알았는 데 왜곡과 홀대가 지나쳐 충격을 받았다. 그러던 차에 `충청의 딸이 충청의 딸`을 많이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처음에는 마음을 못내다가 그러면 정치는 왜 하나, 자문하면서 수락했다. 누군가 나서야 하는 걸 알면서 힘들다고 몸 사려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민간 모금이 중요한 데 역시 난관은 재정이다. 워낙 돈을 모을 줄 몰라서."

-조명 작업부터 제대로 이루어지는 게 순서일 것 같다.

"3·1운동은 항일민족 운동으로 상징성과 세계사적 의의가 크다. 3·1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된 데는 유 열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유 열사에 대해 가르치지 않고 어떻게 항일독립투쟁을 설명할 수 있겠나. 역사교과서 누락을 놓고 북한에서도 교육하지 않는다는 억지가 나왔고, `친일파가 만들어낸 영웅`이라는 발언까지 있었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 기념사업회 설립 당시 민족 최고지도자인 정인보·최현배 선생이 참여한 사실은 무얼 시사하나. 공주지방법원 재판 당시 일제가 최고 중형을 선고했고, 서대문 형무소 옥살이 기록도 상세히 남아 있다. `친일파가 만들어낸 영웅`이라고 말한 교수가 사죄를 했는 데 아직 인터넷이나 사이버 상에서는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바로 잡아야 한다."

-유 열사뿐 아니라 독립운동 자체가 폄하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서대문형무소가 그렇지 않나. 항일독립운동의 성지다. 독립운동가들이 거기서 많이 순국하셨다. 3·1운동에 대한 기록은 본관에 딱 7줄 뿐이다. 상해임시정부 수립을 이끌어냈고, 중국의 5·4운동과 인도 비폭력운동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는 데 말이다. 본관에는 독립운동가의 행적이 전시돼 있지 않고, 별채에 기록이 조금 있다. 반면 민주화와 관련해선 벽면 하나를 가득 차지하고 있다. 항일독립운동의 성지인만큼 균형 있는 전시가 이루어져야 한다. 진보성향의 시장,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여러 가지 걱정이다. 3·1운동은 문화적 자산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지정 움직임까지 있지 않나. 미래세대와 5000만 국민, 외국인 관람객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유 열사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예우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나.

"지난해 문제가 됐을 때 우리 역사교과서 8종 중 본문에 유 열사의 행적을 제대로 수록한 건 1종 밖에 없었다. 반면 일본 교과서에는 유 열사의 수의 사진까지 나와 있을 정도다. 역사교과서는 조금 시정이 됐는 데 갈 길이 멀다. 매년 9월 열리는 순국 추모제 때 대통령 헌화도 없다. 3·1운동 때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하고도 건국훈장 훈격이 3등급이기 때문이다. 훈격을 올려야 한다. 대통령 조화를 보내지 않으면서 청와대에서 꽃값 문제를 이유로 든다고 한다. 문제가 많다."

-유 열사 정신 선양 작업을 어떻게 전개할 지 궁금하다. 계획을 밝혀달라.

"유 열사와 관련된 공식적 권위를 가진 검증된 홈 페이지를 만드는 게 1호 사업이다. 행적을 제대로 소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많은 분들이 단순히 만세 운동에 가담한 정도로 알고 있지 않은가. 3·1운동 때 탑골공원에서 주도적으로 만세운동을 벌였고, 휴교령 이후엔 고향인 천안으로 내려가 바깥 출입도 어려운 17세 소녀가 천안에서 진천·청원·연기 등 수십 개 마을을 다니면서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을 이끌어냈다. 재판 과정에서도 상고를 거부했다. `조선천지 감옥 아닌 곳이 어디 있느냐. 너희들은 재판할 권리가 없다. 죄인은 내가 아니라 너희들이다`라고 호통을 쳤다. 이미 하고 있는 사업 이외에 국위선양청소년봉사단 활동에 힘쓸 생각이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린 세대들에게 `나라에 바칠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이라는 유언을 남긴 유 열사의 충절과 희생을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 이를 통해 애국심으로 무장된 미래세대를 키워내는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

-기념사업회 회장으로써 충남도나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국회와의 관계가 중요할 것 같다.

"주로 국회 있을 때 만들어진 인적 네트워크가 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나 이병기 청와대비서실장과는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필요하다면 설득하고 도움을 이끌어내도록 하겠다. 야권도 마찬가지다. 애국에 여야가 어디 있고, 진보·보수가 어디 있나. 애국에는 5000만 국민이 하나일 수 밖에 없다."

-정치인 이혜훈이 궁금하다. 내년에 출마할건가.

"총선 출마는 확실하다. 어디에 출마 하느냐고 물으면 글쎄, 아직 시기상조다. 마음 정한 곳은 있지만 지금 말씀 드리면 과열과 부작용이 걱정된다. 때가 되면 말씀 드리겠다."

-정치를 통해서 하고 싶은 일은 무언가.

"정치를 처음 시작한 이유는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의 대변인이 되고 싶어서였다. 저 자신은 보고서라도 낼 수 있고, 청와대나 정부를 향한 통로가 있는 데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특권이나 반칙이 허용되면 부당하고 억울한 사람이 생긴다. 그들을 대변하고 싶다."

-10일 천안에서 유관순 평화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데 완주할 의향은 없나.

"하하. 완주는 못하더라도 참관은 해야죠. 유 열사의 정신이 널리 알려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 ‘충청의 딸’ 별명… 교수 정치인 명성 - 이혜훈 회장은

이혜훈 회장은 여성 경제학자 출신으로 새누리당의 `경제통`으로 불려왔다. 원조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손꼽힌다.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전국을 돌며 생활했지만 `충청의 딸`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이버지 고향이 충북 제천으로 지금도 큰 댁과 작은 댁이 있어 자주 찾곤 한다고 한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머리가 뛰어난 수재형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전 서울대 총장)는 공개석상에서 이 회장에 대해 "수십 년 교수 생활을 했지만 제자들 중 졸업 논문을 가장 잘 썼다"고 극찬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영국 레스터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뒤 2004년 17대 총선 때 서울 서초 갑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했다. 17대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대변인을 지내며 경쟁상대였던 이명박 후보 진영에 대한 주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이듬해 친이(친이명박)계가 주도한 18대 총선 공천에서 살아남아 서초 갑에서 재선됐다. 국회에서 원내부대표와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조세소위위원장, 제1 사무부총장 등을 지냈고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했다. 19대 총선 공천 당시 강남 3구 현역의원 배제 원칙이 적용되면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을 맡아 새누리당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얼마전 박근혜 대통령이 부동산 3법에 대해 `아주 퉁퉁 불어터진 국수`라고 비판한 뒤에는 작심 쓴소리를 쏟아내는 강단을 보여줬다. 옛 내무부장관과 신한국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태호 전 의원의 맏며느리이다. 가정으로 돌아가면 `무수리`로 변한다고 한다. 남편 김영세 연세대 교수와 3남 등 남자 4명을 모시고 산다는 의미다. 충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다. 최근 `성완종 리스트`로 충청의 상심이 크다는 말에 이 회장은 말을 아끼면서도 "충청에는 유능하고 깨끗한 인재가 많다"며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 충청에는 무궁무진한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송신용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송신용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