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다시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 - 中 황혼 이혼

황혼이혼이 꾸준히 증가하며 이혼 노인들이 경제적 빈곤과 고독에 내몰리고 있다. 황혼이혼은 노인들의 고독감을 심화시키고 경제적 어려움을 주는 등 고독사와 자살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가통계포털의 `이혼부부의 연령별 이혼`에 따르면 남편이 65세 이상인 부부의 이혼건수는 2012년 4836건, 2013년 5464건, 2014년 591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75세 이상 노년층의 이혼은 2012년 730건, 2013년 832건, 지난해 931건으로 매년 100여건 씩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황혼이혼이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성격차이 등의 이유로 갈등을 빚었던 부부들이 자녀 양육이 끝난 후 결별을 선택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과거에 금기시했던 이혼을 이제는 `일상적인 일`로 인식하는 변화된 세태에서 기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대에 구속받지 않는 편안한 노후를 꿈꾸며 이혼하지만, 많은 노인들은 황혼이혼 이후 경제적 빈곤과 직면하게 된다.

대부분의 노년층은 경제활동 참여가 쉽지 않아 배우자에게 소득을 의지하거나 자녀·친척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노인의 생활비 마련방법`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인 50.6%가 본인이나 배우자가 마련한다고 답했으며, 자녀나 친척들에게 도움을 받는다고 대답한 사람은 37.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정부나 사회단체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8.8%에 불과했다.

이는 황혼이혼을 할 경우 부부 중 한 쪽은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빈곤에 내몰리기 쉽다는 의미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을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돼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우며,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하루 1끼만 먹는 등 불균형한 영양 섭취로 건강을 악화시키기 쉽다.

더 큰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 고독으로 인한 우울감의 심화가 자살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혼한 노인들은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정서적 유대를 나눌 수 있는 배우자가 없어 고독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결국 자살 결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노환으로 인해 건강이 좋지 않은 노인의 경우 곁에서 돌봐줄 사람도 없기 때문에 `아프고 외로운데 살아서 뭐하나`라는 심정으로 자살 충동을 갖게된다.

노인 전문가들은 황혼이혼율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혼 이후 고립된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전의 한 노인복지관 관계자는 "이혼은 성격차이와 같은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이혼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이혼 이후 경제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고립된 노인들을 위한 효과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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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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