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601마리로 유기 느는데 입양은 감소세 市 보호센터 1곳뿐… 수용 못해 안락사 늘어

대전지역 유기동물이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유기동물 입양률은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양률 감소는 동물들의 안락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유기동물 보호소 증설과 입양 관련 홍보 활동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 평균 3500여 마리의 동물이 버려지고 있지만 입양률은 해마다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지역 유기동물은 2011년 3204마리, 2012년에는 3441마리를 기록했으며 2013년에는 3797마리, 지난해에는 3601마리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유기동물 중 입양되는 비율은 2011년 1281마리, 2012년에는 1101마리로 각각 40%와 32%를 기록했다. 2013년은 873마리로 유기동물의 23%가 다른 사람에게 입양됐으며, 지난해에는 792마리로 22%를 기록하는 등 입양률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기동물의 입양률 감소는 안락사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 동물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이는 유기동물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적어 입양 확률이 높은 동물들이 우선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에서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센터는 단 1곳으로 수용 한계가 250마리에 불과하다. 이중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는 유기동물, 다른 사람에게 입양되는 동물들만 생존이 가능하다.

문제는 주인을 확인할 수 없는 유기동물들의 생존은 입양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보호센터는 현재 병에 걸리거나 공격성이 높아 입양확률이 낮은 동물들을 우선적으로 안락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동물보호센터를 증설하고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홍보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보호센터 증설로 유기동물 수용률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동물들의 생존확률과 복지 수준이 높아지고, 동물이 늘어나는 만큼 입양률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호 유기견보호센터 소장은 "보호센터에 여유가 있을 경우 질병에 걸린 동물을 시간을 두고 치료할 수 있지만, 여름철 유기동물이 늘어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안락사를 시킬 수밖에 없다"며 "100여마리의 동물을 더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보호센터를 확장하고 입양 독려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면 안락사 비율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시는 보호센터의 수용률을 높이면 보다 많은 동물들이 생존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혐오시설인 보호센터 설립을 허용하는 지역을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동물보호센터는 혐오시설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입주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몇 년 전부터 그린벨트 지역에 보호센터 설립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부지 확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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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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