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방광염

◇방광염은 여성에게 제법 흔한 질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방광염 환자 10명 중 9명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요도가 짧고 요도와 항문의 거리가 가까워 세균에 쉽게 침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광에 찾아온 감기`라고도 불리는 방광염은 급성 방광염과 만성 방광염으로 나뉜다. 방광염은 소변을 본 후에도 덜 본 것 같거나 방광 통증 등의 자극적인 증상이 나타나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김대경 을지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의 도움말로 방광염에 대해 알아본다.

◇소변 자주 마려우면 방광염 의심해야=방광염은 세균이 요도를 지나 방광에까지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일종의 염증 반응이다. 치료가 비교적 쉬우나 재발이 잦은 특징이 있다. 방광염은 급성 방광염과 만성 방광염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방광염은 신체기관의 이상 없이 세균이 침입하여 발생한 감염으로 원인균은 80% 이상이 대장균이며, 그 외 포도상구균, 장구균, 협막간균, 변형균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방광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이다.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증상이 나타난다면 급성 방광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밤중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며 소변볼 때 통증도 동반한다. 이렇게 소변을 참을 수 없게 되다가 심하면 허리나 아랫배 쪽이 아프고 엉덩이 윗부분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때로는 혈뇨나 농뇨를 보이기도 한다.

만성 방광염은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간헐적으로 방광의 염증 및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급성 방광염의 증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 방광염의 원인은 세균, 신우신염, 당뇨병, 폐경기 여성 호르몬의 감소, 알레르기, 식생활 습관 등으로 다양하다. 증상 또한 세균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급성 방광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비세균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자주 소변을 보아도 잔뇨감이 남아있고 하복통, 골반통이나 성교통이 나타날 수 있다.

방광염은 신장감염으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항생제 치료를 통해 쉽게 치유된다. 급성방광염과 만성방광염 역시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하지만, 만성방광염은 방광염을 유발시킨 요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임의로 약 중단하면 만성화 위험=방광염의 진단은 주로 임상적인 증상과 요 검사에 의해 이루어진다. 방광염을 유발하는 균은 매우 다양하며, 어떤 경우에는 균 자체보다는 균이 분비한 독소에 의해 발생할 수 있어 소변에서 균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급성방광염의 경우 여성의 질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질 분비물 검사도 함께 받아야 한다. 따라서 방광염이 의심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통해 확실한 원인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방광염의 치료는 일차적으로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급성 방광염은 주로 세균 감염으로 인한 경우가 많아 항생제로 치료가 잘 되는 편이지만, 근본적으로 완치가 되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고 만성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있다. 만성 방광염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우선 원인균을 알아낸 다음 항생제나 항균제를 투여하는데, 염증이 없어진 다음에도 며칠 동안 치료를 받아야 재발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김 교수는 "방광염 치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방광염이 자주 재발해 항생제를 남용할 경우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이 자라 치료를 해도 낫지 않고 계속 같은 균에 감염된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초기에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처방받은 약의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능하면 소변 참지 말아야=방광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우선 가능하면 소변은 참지 말 것을 권한다. 적절한 수분 섭취는 체내의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다. 물은 하루에 6-8잔 이상, 약 1500㎖ 정도를 섭취한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환절기처럼 온도 변화가 클 때 방광염이 더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적당한 휴식과 안정을 통해 컨디션 조절에 힘쓰도록 한다.

청결 유지도 필수사항이다. 배변이나 배뇨 후에 회음부나 항문을 세척할 때에는 앞에서 뒤로 세척해야 한다. 또 부부관계 전후에는 생식기를 특히 청결하게 하고 부부관계 직후에는 가능하면 배뇨하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잦은 질 세척은 오히려 질 내부의 균형을 담당하는 정상 세균을 죽이고 질 내부의 세균을 증가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질 세척은 너무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몸이 차가우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몸을 차게 하지 않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다"며 "만약 방광염으로 인해 아랫배나 요도 쪽에 통증이 심한 경우 온수좌욕을 하는 것이 통증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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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김대경 교수
을지대병원 비뇨기과
도움말=김대경 교수 을지대병원 비뇨기과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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