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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한 경상도 음식 편견 NO 충청도 입맛 사로잡은 '진국'

2015-05-01 기사
편집 2015-05-01 05:20:37
 한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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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 12 대전 유천동 선산국밥-돼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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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칼국수집 만큼이나 많은 게 순대국밥집이다. 돼지뼈를 푹 삶은 육수에 선지와 채소 등을 넣어 만든 순대를 곁들이는 순대국밥은 싸면서도 구수한 맛 때문에 충청도에서 사랑받는 인기 메뉴다. 그러다 보니 대전 어디를 가든지 괜찮은 순대국밥집은 한 두 군데 있기 마련이다.

돼지뼈를 우려내 육수를 만드는 것도 똑같고, 맛도 엇비슷한데 충청도 사람들에게 돼지국밥은 낯설다. 누가 돼지국밥을 먹자고 하면 손사래부터 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음식솜씨가 형편없다는 선입견이 강한 경상도 음식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비계가 잔뜩 들어가 기름기가 둥둥 뜨는 느끼한 음식이라는 생각 탓이다.

얼마 전 한 지인이 대전에 괜찮은 돼지국밥집이 있으니 한 번 가자고 할 때도 선뜻 내키지 않았다. 나 역시 돼지국밥이라고 하면 돼지 특유의 냄새가 강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구 유천동네거리 근처에 자리한 선산국밥(대표 허현자)은 문을 연 지 2년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식객들 사이에 조용하게 입소문이 퍼진 맛집이다. 대개 돼지국밥이라고 하면 중장년층이 전날 술을 얼큰하게 마신 뒤 해장하는 음식으로 알고 있는데 이 집 돼지국밥을 찾는 손님들은 유난히 가족단위가 많다. 그 이유인 즉슨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국물은 진하지만 느끼하지도 않다.

이 집 돼지국밥은 돼지 머리뼈만으로 육수를 낸다. 이 집 돼지국밥의 국물이 유난히 진한 이유는 한 솥 끓일 때 10마리 분의 돼지머리뼈를 넉넉히 넣기 때문이다. 돼지머리에서 발라놓은 살도 다 손님상에 오르는 게 아니다. 돼지특유의 냄새가 나는 눈가 등 5곳 부위의 살은 완전히 제거한다. 또 물컹물컹한 비계부위도 싹 떼어내고 콧살, 혓바닥, 볼살, 턱살 등 5개 부위만 뚝배기에 담아 손님상에 올린다.

난 이 집 돼지국밥을 먹을 때 양념장을 넣지 않는다. 칼칼한 맛은 고명으로 넣는 청양고추로도 충분하다. 양념장을 넣지 않는 대신 멸치액젓으로 버무린 부추무침와 새우젓 약간과 깍두기 국물을 두 수저 정도 넣는다. 그렇게 먹으면 구수하면서도 칼칼하고 뒷맛 또한 개운하다.

국밥의 맛은 깍두기가 좌우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 집 깍두기는 깔끔하다. 새우젓, 마늘, 생강만을 넣어 딱 9일동안 숙성한 깍두기는 풋내도 나지 않는다. 단맛이나 신맛도 강하지 않다.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도 좋다.

이 집이 국밥을 제대로 하는 집이라는 사실은 귀 부위로만 만든 편육에서 알 수 있다. 돼지머리에서 귀 부위만 골라내 편육을 만드는데 주인 말대로 콜라겐 덩어리라 그런 지 유난히 쫄깃함이 살아 있다.

△주소:대전시 중구 계백로 1590(유천2동 210-6) △전화번호:042(581)9290 △메뉴:돼지국밥·순대국밥(5500원), 편육 6000원. △테이블수:4인용 12개 △영업시간:오전10시-오후10시(일요일 휴업) △주차공간:전용주차장 없고, 이면도로 주차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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