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교육청, 학교 신설 난항… 잇단 민원에 골치

세종시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 내 학교 과밀화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은 현재 구역별로 발생하고 있는 학부모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 증축 및 신설 등의 대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학교 신설은 부지 확보 및 교육부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녹록지 않은 문제다.

일각에선 무조건적인 규모 늘리기는 민원에 대한 급한 불을 끌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땐 저 출산 시대 속 텅 빈 교실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세종시 학교 대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요예측의 실패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시교육청은 행복도시를 일반적인 신도시 학생유발률(취학 학생수/세대수) 0.32%를 적용해 학교를 설계했다.

문제는 과밀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1생활권의 학생유발률은 당초 계획됐던 0.32%보다 높은 0.7%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 실소유자보다 어린 자녀를 둔 세입자 비율이 높은 행복도시의 특성을 감지하지 못한 탓이다. 결국 학급 당 학생 수가 넘치자 학부모들의 민원은 빗발치고 있다. 최교진 교육감의 공약과 행복도시 건설 기조인 학급 당 학생 수 25명이 유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민원의 근거다.

1-2생활권 아름초의 경우만 봐도 24학급 규모로 개교한 이후 6개월 만에 18개 학급을 증축한 이후, 현재는 51학급까지 불어난 상태다. 이마저도 수요이 안돼 학교신설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곧 입주가 예정인 도담초도 학교대란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44학급의 도담초는 336명의 잔여 학생수가 남아 있다. 오는 5월과 7월에 입주예정인 1679가구가 쏟아질 경우 또 한 번의 대란이 예고된다.

도담초는 계획상 증축이 불가피한 학교여서 원거리 통학까지 고려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도담초는 아직 시기가 남아 있으며, 수요예측 상 과밀화 현상이 없을 것"이라는 설득력 없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2생활권, 3생활권 등 아파트 입주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일시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늘리는 방안이 묘안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행복도시는 현재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친 상태여서 자녀를 둔 세입자들이 일시적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도시건설이 완료되면 당초 계획된 학생유발률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저출산 기조에 따라 향후 학생 수는 줄어들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학급 당 학생 수를 늘리는 것은 교육청의 계획과 어긋나고, 학급 내 시설 배치 변환 등의 필요할 뿐 아니라, 교사들의 불만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학급 당 정원 수를 늘리게 되면 과밀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종의 한 시민은 "무조건적인 증축과 신설은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결국 예산을 과다 낭비하는 방안인 만큼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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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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