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진입 어려워 화재시 속수무책

동구와 중구 등 원도심 일부 지역에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동구 신흥동의 한 거리에 늘어진 전선의 모습.  전희진 기자
동구와 중구 등 원도심 일부 지역에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동구 신흥동의 한 거리에 늘어진 전선의 모습. 전희진 기자
대전시 동구와 중구 등 원도심 일부 지역에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화재위험과 함께 보행자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특히 일부 노후전선의 경우 불과 2m 높이까지 늘어져 화재발생시 소방차의 진입을 가로막는 원인이 돼 지중화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오후 대전시 동구 신흥동네거리에 위치한 한 상가 건물 주변은 각종 전선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었다. 전신주에서 뻗어나온 전선 중에는 높이 2m 정도까지 늘어져 있어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었다.

주민 김모(37·여)씨는 "신흥동네거리를 지날 때마다 혹시나 전선이 끊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든다"면서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전선들 때문에 동구, 중구 등 원도심 지역이 더욱 지저분해 보이면서 갈수록 낙후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건물주 김모(57·남)씨도 "화재와 보행자 안전사고의 위험성 때문에 구청이나 한전 측에 수 차례 지중화 작업을 언제 실시할 수 있는 지 문의를 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다"면서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구도심 지역의 지중화 작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어지럽게 얽혀있는 전선이 화재발생 시 대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소방차에 장착된 사다리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4m 이상의 높이가 확보돼야 한다. 또 펌프차나 물탱크 차량도 3m 이상의 높이 여유가 있어야 통행이 쉬워진다. 하지만 전선의 높이가 낮고 어지럽게 얽혀 있을 경우 소방차 사다리를 펴는데 장애가 될 뿐만 아니라 차량 통행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 소방 관계자는 "전선이 심하게 얽혀있을 경우 사다리를 펴는 공간과 각도 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지중화 사업을 빨리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은 현재 인쇄거리, 한약거리 등을 중심으로 지중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한꺼번에 처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지자체와 한국전력의 한 해 예산만으로 모든 지역의 지중화 사업을 실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급한 곳을 중심으로 지중화를 하고 있다"며 "서구 등 신시가지는 택지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지중화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원도심도 예산에 따라 지중화 사업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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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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