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판급 인사 2선 후퇴 대대적 물갈이 관측

정치권이 `인적쇄신`의 바람 앞에 섰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다선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나온 것은 물론, `성완종 게이트`로 여야의 간판급 인사들이 논란에 휩싸이며 `정치권 물갈이`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자의 또는 타의로 인한 유력 정치인들의 2선 후퇴 기류는, 그 정도와 크기에 따라 정치권 새판짜기 등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치권 인적쇄신의 불씨는 중진의원들이 지폈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정치권 인적쇄신의 `물꼬`를 튼 것.

대전·충청권에선 19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이 대표적이다. 최근 지역에 내려와 총선 불출마와 당협위원장 사퇴 의사를 밝히며 여야 중진 `백의종군` 바람을 부채질했다. 지역 안팎에서는 강 전 의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같은 6선인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 등이 거취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20대 총선 앞 인적쇄신 바람을 `미풍`에서 `태풍`으로 격상시킨 계기가 된 것은 최근 터져 나온 `성완종 게이트`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권 실세를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긴 `리스트`에서 촉발된 논란이 정치권을 `정조준`하게 되면서, 일부 인사의 2선 후퇴를 종용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 다만 성완종 게이트에서 촉발된 정치권 인적쇄신 바람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측면이 강하다는 면에서 중진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현재 지역 정가 안팎에서는 일부 현역의원 및 광역·기초단체장 등이 성 전 회장과 적잖은 교분을 유지해 왔다는 점을 이유로, 대가성 청탁 여부와 무관하게 부정적으로 보는 기류가 역력하다. 특히 중앙 정치권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성 전 회장에 대한 참여정부 시절 2차례 특별사면 논란이나 성 전 회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는 의혹 등의 경우는 향후 여야의 `대권주자`를 겨누는 `태풍의 핵`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잘잘못을 떠나 성 전 의원과의 교분만으로 정치적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강 전 의장 등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정치권 쇄신 기류가 나타날 상황에서 성완종 게이트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며 정치권 대폭 물갈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피력했다. 성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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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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