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개발" 투자자 모아… 2800여명 피해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만든 배당금 확인 전용 앱.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만든 배당금 확인 전용 앱.
신기술을 개발했다며 투자자들로부터 100억원대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둔산경찰서는 신기술의 투자 회원으로 가입하면 평생 배당금을 지급하고 3대에 걸쳐 승계할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들의 돈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 등)로 유사수신 업체 회장 송모(60)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영업이사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등은 지난해 11월 27일 서구 괴정동에 유사수신 업체 A사를 세웠다. A사는 카드회사, 음식점, 주유소 등 전국의 모든 마일리지를 통합하는 `마일리지 통합카드`신기술을 만들었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이들은 마일리지 통합카드 기술이 이미 특허를 받았고 4월에 정식으로 출시된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것은 쉬웠다. 언변이 뛰어난 영업이사들을 고용해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만 하면 됐던 것. 송회장을 비롯한 부회장 등 간부들은 A사의 배지를 달고 다니며 피해자들에게 신뢰감을 줬다.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뿐만아니라 전도유망한 특허기술이라는 점에서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급속도로 불어났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배당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용 스마트폰 앱을 만드는 치밀함도 보였다. 투자자들은 앱을 통해 본인의 배당금을 포인트 형식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배당된 포인트를 현금화 하길 원한다면 실제 돈으로 바꿀 수도 있어 사기라고 의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입금된 배당금은 다른 투자자들이 A사에 투자한 돈에 불과했다. 이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지난 3월 31일까지 88만원에서 1억원까지 투자금을 받으며 2800여 명으로부터 109억 3600만원 상당의 돈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A사가 가진 28개의 부정계좌에는 4억 8300만원 상당의 금액이 남아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가로챈 금액의 일부를 투자자들의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고급 외제 승용차를 사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국 70여개의 지점장들을 공범으로 추가 입건할 예정이며 달아난 A사의 부회장 등 2명을 추적 중이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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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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