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원청, 단가 낮게 잡은 탓" 책임 공방

충남 보령시에 건설중인 신보령화력발전소 시공사의 하도급업체들이 장비·자재비 등 공사비를 체불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신보령화력발전소건설본부와 건설에 참여한 업체들에 따르면 신보령화력발전소는 한국중부발전이 보령시 주교면에 2017년 6월까지 공사비 2조 8000억을 투입해 100만㎾급 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는 대규모사업이다.

신보령화력발전소 건설은 K건설과 S토건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으며 보령시는 한국중부발전과 신보령화력 유치서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지역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행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공사들은 하도급공사 일부를 지역건설사들에게 맡겼으나 하도급업체들이 "공사비가 너무 낮게 책정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협력업체들에게 장비·자재·주유비 등 6억 여원을 수개월째 지불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하도급업체의 공사에 참여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협력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지만 하도급업체의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자재를 납품하고도 돈을 떼일 위기에 놓인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작은 공사도 아니고 대규모 화력발전소를 짓는다고 해서 공사에 참여했는데 돈을 못 받을 줄은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사비 체불을 두고는 원청·하청업체 사이에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시공사측 관계자는 `정상적인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했다`는 입장인 반면 하도급업체는 `처음부터 책정된 공사비가 너무 적어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지역업체의 관계자는 "공사금액을 맞추기 힘들 정도로 낮춰 공사를 발주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청기업도 적자보전을 위한 변경계약을 약속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의성·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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