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단칸방 우주에서 지구를 그리다' 25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임은희 연출가
임은희 연출가
마치 동화 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연극이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은 처절하고 슬픈데, 무대와 의상은 화려하고 산뜻하며, 배우들은 하나같이 천진난만하다. 공연을 다 보고 나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모습은 어떤지 반추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요즘말로 `웃픈(웃긴데 슬프다)`작품이다. 대전예술의전당 2015 스프링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인 연극 `단칸방 우주에서 지구를 그리다`가 25일 오후 4시, 7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린다.

`단칸방`은 지난 2013 대전창작희곡공모사업에서 대상을 차지한 김균모 작가의 작품으로 스프링페스티벌을 통해 처음 무대에 오른다. 연출은 극단 금강 대표인 임은희씨가 맡았다.

줄거리는 이렇다. 외지에서 살다 온 재경과 재경의 엄마는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한 한 마을 안에서 배척을 당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재경의 엄마마저 떠나자 재경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어느날 마을에 도둑이 등장하고, 도둑은 자신과 부딪친 사람들을 감금한다. 그들을 안타깝게 여긴 재경은 사람들이 사는 지구의 방식이 아닌, 자신이 사는 우주의 방식으로 그들을 돕지만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인의 삶에 속하고 싶은 재경은 행동으로 보여주는데… .

내용은 다소 황당할 수 있지만, 주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연출을 맡은 임연희 대표는 "정치, 직장, 학교, 사회 어디에도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사람들은 무리를 짓고 자신의 잣대로 사람들을 판단하고 배척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도 모르게 배척하고, 배척당하면서 사회와 단절돼가고 있지만, 실제 그들은 누구보다 소속감을 갖고 싶어하고, 함께 하고 싶어한다"며 "이 연극을 통해 관객들이 하나둘씩 외톨이가 돼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드는데 연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묵직한 울림은 이미 탄탄한 연기력으로 지역 연극계를 이끌고 있는 임영주, 박화진, 백은주 등 중견배우들과 황선복, 김순옥, 김소율 등 젊은 배우, 아역배우 등 27명이 표현해 낼 예정이다. 당초에는 10여명이 배우들이 무대에 설 예정이었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임 대표가 배우들을 불러모았다. 공연을 앞두고 연습시간도 최대로 끌어 올리고 있다. 두 달여간 연습을 했지만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식사도 거른 채 연일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

임연희 대표는 "개런티가 적음에도 배우들이 열정을 갖고 임해줘 기대 이상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영화 가위손을 보고 우리 모두가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처럼, 단칸방에서도 이같은 감정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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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칸방…' 출연 배우들
'단칸방…' 출연 배우들

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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