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사장 이진숙

"대전 MBC 채널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이진숙(53) 대전MBC 사장이 취임(3월 5일) 이후 20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강조한 말이다.

이 사장은 "대전MBC가 50년동안 이어오면서 지역사회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보고,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며 "방송 종사자 중심이 아닌 시청자 중심의 대전 MBC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화를 위해서는 내부 진단이 우선돼야 할 터. 이 사장은 취임 이후 자체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꼼꼼한 모니터와 함께 방송 종사자들의 직무 분석에 들어간 상태다. 시청자 중심의 방송 구현에 있어 장애물은 없는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직접 챙겨보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이 사장은 "구성원들의 일에 대한 열정과 의욕은 높이 사지만 시청자들의 트렌드를 못 따라간 측면도 없지 않다"며 "지금부터라도 시청자 중심의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방송의 기본으로 돌아가려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방송을 만드는 첫번째 노력은 `뉴스데스크`의 명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방송사 가운데 앵커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했고, 많은 특종을 만들어 사회적 이슈 중심에 섰던 그 때로 돌아가 시청자들에게 다시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이 사장은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오르락 내리락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를 대표하는 것은 뉴스데스크"라며 "시청자들이 알고 싶은 뉴스를 보도해야지, 기자들이 하고 싶은 뉴스만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지난 30여년동안 사회부, 국제부, 문화과학부 등을 출입하면서 기자 본능이 몸에 밴 까닭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보도 부문을 특별히 강화하거나 자신의 색깔이 뭍어나게 투영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MBC 보도본부 본부장도 했지만, 대전 MBC대표 이사가 된 만큼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졸업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다만 오랜 경험을 토대로 (뉴스의)빈틈을 메우는 역할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 수익과 직결되는 각종 문화 및 사업에 대해서는 "기분 좋은 사고를 치겠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이 사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발표할 시점은 아니지만, 시민들이 좋아하실 만한 대형 공연을 준비중"이라며 "마당놀이나 뮤지컬 등의 경우 MBC가 먼저 시작했지만, 지금은 시청자들의 욕구를 못 따라갔던 같다. 오만했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 사장은 이어 "최근 우리사회의 화두가 저출산, 고령화, 다문화 이 세가지인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소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된 아이템도 사업화 시켜 지역민들에게 `대전MBC가 사고 한번 제대로 쳤네`라는 소리를 듣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편성부문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방송이라도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방송은 같이 갈 수 없다는 것.

이 사장은 "과거에는 봄, 가을 개편에 따라 프로그램 개편이 이뤄져 왔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도전하고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는 그 자리에 영원히 있을 수 없다.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며 방송에 임하는 자세에 대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보도, 사업, 편성 뿐 아니라 대전 MBC 사장이라는 직책이 주는 무게만큼이나 영업 실적에 대한 부담도 이 사장이 감당할 몫이다. 지난해 대전MBC 매출액은 268억5600만원으로 지난 2013년 248억9100여만원보다 20억가량 증가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는 창사 50주년이라는 특수성에다 재송신료(CPS)문제도 일정부분 개선돼 수익을 창출 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우리한테 도전이 있는 해로, 시청자들이 믿고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고 제공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을 잘 만드는 수 밖에 없다"며 기본을 거듭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인터뷰 내내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공을 들였다. 기자출신 답게 말이 길어지면 다시 한번 짚고, 깔끔하게 정리하며 다음말을 이어나가는 등 말의 군더더기를 찾을 수 없었다. 걸프전과 이라크 전쟁 한복판에서 마이크를 들고 리포트 하던 강단 있는 모습도 순간순간 엿볼 수 있었다.

이 사장은 "이미 사선을 넘어봤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심을 덜 갖게 될 뿐 아니라, 비난, 공격을 극복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맷집도 생겼다"며 "세상에 노력없는 결과가 없는 것처럼, 시련이 올때는 오히려 두 팔 벌려 `시련아 와라, 기꺼이 맞아주겠다`고 강하게 표시한다. 시련이나 문제 없이는 결코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전 MBC가 바뀌고 있다"며 "시청자 중심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방송을 제작하고 있는 `허참의 토크앤조이`, `아침이 좋다`. `뉴스데스크` 등을 보면 대전MBC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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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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