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개발 부족… 정부 관광주간 예산지원 '남의 잔치' 계족산맨발·유성온천축제 연계 고작 관광객 유치 한계

다음 달 1일부터 14일까지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관광주간을 앞두고 각 광역자치단체마다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대전만은 특색 있는 관광상품이 없어 관광주간이 `남의 집 잔치`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관광주간은 하계휴가에 집중된 국내 관광 수요의 분산과 신규 수요 창출 및 내수경제 활성화, 국민의 시간적·경제적 여행 제약 요인 개선 등을 목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1년에 봄, 가을 등 두 차례에 걸쳐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각 지역별 관광객 유치와 관광행사 개최에 투입되는 예산은 올해만 해도 63억 8000만 원이나 된다.

문제는 다른 광역자치단체들의 경우 지역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관광자원을 심화시킨 반면 대전은 대전 전체를 대표할 만한 관광상품조차 구체화하지 못한 채 관광 프로그램 부재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가을 관광주간 당시 `부산관광그랜드세일`이란 주제로 부산 전체 지역을 관광상품화시켜 관광특수를 톡톡히 누린 부산의 경우 이번 관광주간의 슬로건을 `봄(春), 부산에 와 봄, 부산을 돌아 봄, 부산을 즐겨 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관광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관광주간 동안 `야경·역사·먹거리` 등 분야별로 엮어 소개함으로써 가족 단위는 물론, 친구·연인 등 다양한 계층의 관광객을 유인할 방침이다.

전남도도 이번 관광주간 동안 타 지역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남도 구석구석 남도 한바퀴 타고`라는 관광상품을 운영한다. 전남도는 이번 기간 동안 담양군의 `부채와 함께하는 시서화 풍류문화체험학당`, 보성군의 찻잎 따기, 수제녹차 만들기 등 시·군별 112개 관광상품을 운영해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광주시는 호남선 KTX 개통에 따른 관광특수가 예상되는 만큼 KTX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광주시는 관광주간 동안 명인(名人) 테마 코스 4개를 발굴해 운영할 방침이다. 광주시는 `360년 장맛 진장 명인 및 진다리붓 명인을 찾아 떠나는 종가여행`을 당일과 1박 2일 상품으로 구성하고, 송정역을 출발해 가사문화권, 진장 명인 기순도 탐방 등을 선사할 예정이다.

반면 대전시는 올봄 관광주간의 주제를 `유성처럼 빛나는 힐링온천 가족체험여행`으로 정하고 다음 달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는 유성온천축제와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는 계족산맨발축제를 관광주간과 연계한다는 방침이지만 타 지역에 비해 관광 유인 효과가 낮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두 개의 축제 일정이 불과 2-3일밖에 되지 않아 2주간의 관광특수를 이끌기는 어렵다는 게 관광업계의 전반적인 견해다.

대전의 한 관광업계 대표는 "계족산맨발축제 등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오지만 그와 연계된 다른 프로그램이 없다 보니 맨발체험만 하고 대전을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유성온천, 맨발체험이라는 대표적인 관광상품에 대전만의 차별화된 먹거리나 또 다른 즐길거리 등이 융합되어야만 대전이 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대전의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대전만의 특색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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