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아는 멋집 10 대전 반석동 브루잉 라운지

여유는 익숙한 데서 찾아든다. 매번 하던 일은 리듬으로 바뀌어 일상이 되고 그 만큼 여유가 생겨난다. 휴일 오후 나절의 낮잠에서, 늦은 밤 창문으로 찾아드는 새벽 향에서, 사람들은 여유를 맞이한다. 익숙함이 여유를 주는 것이다.

유성구 반석동에 위치한 카페 `브루잉 라운지(대전시 유성구 반석로 11번길 66-14)`를 찾았다. 브루잉 라운지는 반석역 근처 카페들이 모여 있는 `반석동 카페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길가 모서리에 있어 찾는데도 어려움이 덜하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거리다.

외관은 유럽풍의 살롱(Salon)이다. 베이지 톤의 색감은 찾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전달한다. 인위적인 구조가 아니라는 소리다. 카페는 건물 3층 구조에 1층만 차지하고 있다. 윗층과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최지원(34) 브루잉 라운지 대표는 반석 카페거리의 분위기와 자체 건물과의 조화를 수없이 고민하던 하던차 인테리어 공사에만 반년을 들였다.

최 대표는 "원래 있던 건물에 카페가 들어서는 것 만큼 이질적인 구조를 띄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2-3층과의 자연스러운 조화와 브루잉 라운지만의 컨셉을 맞춰야 했죠. 그러다보니 반년이란 시간이 걸렸어요. 바닥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손님들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해서 자연스러우면서도 깔끔해야 한다고 여긴거죠"라고 설명했다.

카페의 컨셉은 `프랑스의 가정집`이다. 바닥은 나무판자로 마감을 했다. 새 나무로 만든 판자가 아닌 약간의 흠집과 색감이 바란 나무들이다. 일부러 전국 각지에서 나무를 구해왔다. 손님들에게 익숙함을 주기 위해서다. 커피에서부터 음식까지 모든 메뉴도 전담 쉐프와 바리스타를 통해 손수 만든다. 가정집에 손님을 초대해 음식을 내놓는 일상적인 모습이 그려진다. 상호도 그런 차원에서 지었다. 양조하는 행위를 뜻하는 브루잉(Brewing)에서 차용했다. 커피, 음식, 수제맥주까지 손님들에게 식사를 내놓는 일이다.

최 대표는 "손님들에게 손수 만든 음식을 내놓는 게 브루잉라운지의 기준입니다. 우리나라도 `집밥`이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브루잉라운지도 직접한 음식과 음료를 대접하면서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손님께 전달하는거죠. 괜한 격식보다 지인들과 함께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되고 싶어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브루잉라운지는 카페지만 낮에는 커피와 브런치를, 해가 진 후에는 맥주와 안주를 다룬다. 물론 메뉴는 시간에 관계없이 주문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일본, 덴마크 등에서 공수해 온 수제맥주가 30종류에 달한다. 안주도 재밌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메뉴들이 메뉴판에 쓰여 있다. 동산위에 핀 버섯꽃, 19금 너겟, 여섯손가락 등 궁금증을 자아내는 메뉴들이다. 스위스로 유학을 다녀온 쉐프가 음식을 전담한다. 독특한 안주들은 즐거움을 더한다.

최 대표는 "매장을 연지가 이제 3달을 갓 넘었는데 아직도 보완하고 싶은 부분이 군데군데 있어요. 당분간은 인테리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특히 그룹 룸을 이용해 프라이빗 파티도 계획하고 있고요. 브루잉 라운지가 손님들에게 편암함과 익숙함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창밖으로 햇살이 내리쬈다. 머그 잔 위로 피어오르는 뜨거운 김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주위로 들려오는 약간의 소음과 가사를 모르는 잔잔한 음악은 일상의 여유를 선사했다. 오랜만에 만난 봄햇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글·사진=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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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위부터 브루잉 라운지 내부모습·브루잉 라운지에서 판매하는 '동산위에 핀 버섯꽃', '요거트거품샐러드'·반석역 근처 카페거리 모서리에 자리잡은 브루잉 라운지 외관. 카페는 건물 1층이다.
사진 위부터 브루잉 라운지 내부모습·브루잉 라운지에서 판매하는 '동산위에 핀 버섯꽃', '요거트거품샐러드'·반석역 근처 카페거리 모서리에 자리잡은 브루잉 라운지 외관. 카페는 건물 1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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