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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물렀거라… 봄 아니면 맛 못보는 귀한 몸 대령이오

2015-04-15 기사
편집 2015-04-15 05:55:13
 김대욱 기자
 kimdw334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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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포 저녁노을 횟집 - 실치회

첨부사진1실치회 채소무침

봄에는 주꾸미, 가을에는 낙지가 제철이다. 충남 태안도 역시나 그렇다. 봄이 되면 주꾸미는 몽산포, 채석포, 모항항 등 태안 곳곳에서 맛을 볼 수 있다. '주꾸미 샤브샤브'라고 쓰여 있는 입간판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주꾸미 말고 다른 특산물이 어떤 게 있을까.

실치는 3월부터 태안 내만권에서 잡히기 시작해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만 맛을 볼 수 있다. 특히 태안에서는 마검포 등의 항구에서 주로 맛볼 수 있어 사실상 태안 속의 태안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주꾸미보다 실치회가 구미에 당겼던 이유다.

마검포에 위치한 '마검포 저녁노을 횟집'을 찾았다. 마침 저녁 노을이 지던 차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최용식(64)대표가 손님을 맞는다. 처음 먹어보는 실치회에 쭈뼛거리고 있던 찰나, 최대표가 호탕한 목소리로 실치회를 추천한다. 지금 아니면 못 먹는다는 말에 과감히 실치회를 주문, 자리에 앉았다. 음식을 기다리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막상 주문한 실치회가 뭔지 궁금해서다.

최 대표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뱅어포 알죠? 그걸 만드는게 실치요. 얇고 부드러워서 씹을 것도 없고 봄채소랑 비벼 먹으면 향긋한게 입맛이 돌아온다니까. 일단 궁금하면 먹어보는게 정답이오"라며 음식을 준비했다.

실치회가 나오기 전 실치국이 상에 올랐다. 구수한 된장 내가 풍겨났다. 기본 생김새는 시금치 된장국과 비슷하지만 사이사이로 하얀 실치가 보인다. 국물을 한 입 뜨니 시원한 맛이 입가에 풍겨난다. 생김새는 얇고 작지만 우려낸 국물은 알차다.

옆에는 실치전이 함께 올랐다. 투박한 노란 전에 실치가 군데군데 섞여 있다. 씹을 때마다 고소한 맛이 스며든다. 때 마침 실치회도 자리했다. 최 대표가 내놓은 두 접시에는 각각 초고추장으로 맛을 낸 채소무침과 싱싱한 모습을 드러낸 실치가 놓였다. 어떻게 먹을지 몰라 실치국만 연신 떠먹고 있는데 답답했는지 최대표가 손수 젓가락을 빼들어 먹는 법을 알려준다.

최 대표는 "우선 실치를 먹을 만큼 덜어서 앞접시에 올리고 채소무침을 한 껏 퍼서 떠 놓은 실치랑 비벼서 후루룩 마시면 돼요"라며 손수 비빈 실치회를 건넸다. 새콤달콤한 첫 맛이 일품이다. 이어 각종 채소의 향이 입 속을 적신다. 비린내는 일절 없다. 아삭한 채소 사이로 부드러운 식감이 퍼진다. 푹 삶은 소면을 먹는 느낌과 비슷하다. 앞접시에 떠 놓았던 실치를 다먹으니 자연스레 손이 실치로 간다. 다시 채소를 떠서 비비고 입으로 넣는다.

싱싱한 실치회는 최대표가 직접 바다로 나가 잡아온 것 들이다. 실치는 생명력이 짧은 탓에 오늘 잡은 물량은 오늘 밖에 팔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실치회의 새콤한 양념맛으로 입이 껄끄러워지면 함께 나온 생새우를 먹으면 된다. 초고추장을 살짝 뿌려 수저로 생새우를 먹으면 된다. 새우를 씹을 수록 고소한 향이 감돈다. 실치회의 새콤한 맛과 생새우의 고소한 맛은 조화를 이뤄 젓가락질이 멈추지 않는다. 반복의 반복이다.

최 대표는 "실치회는 지금이 제철이라 5월 초만 지나면 뼈가 굵어져서 맛이 급격히 떨어져요. 또 금방 죽어버려서 마검포를 직접 찾아오지 않으면 진짜 실치회 맛을 느낄 수가 없죠. 손님 중 포장을 하더라도 거리가 있으면 팔지를 않아요. 금세 죽어버리니까요"라고 설명했다. 실치회만으로 아쉬운 이들이 있다면 시원한 맛이 으뜸인 '게국지'도 최 대표의 추천메뉴이니 꼭 먹어보길 권한다.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10시. 연중무휴(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길 423-1) ☎041(674)8267 △실치회 5만원(4인), 4만원(3인), 3만원(2인) △갱개미(간자미)회무침 4만5000원(대), 3만5000원(소) △게국지 5만원(대), 4만원(중), 3만원(소) △ 주꾸미 샤브샤브 싯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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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실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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