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공장은 초입부터 다르다. 아산공장의 얼굴이랄 수 있는 고객 안내실은 신조립동을 완성한 이후 개축됐다. 개축 과정에서 기능적으로 방문객의 상담실이 더해졌다. 이름도 `수위실`에서 `고객 안내실(info-box)`로 바뀌었다. 독특한 큐브 모양의 고객안내실은 짐짓 무작위 같아 보이는 창을 뚫어 계절에 따라 변하는 수려한 광경의 틀을 만들었다. 아산공장 대지는 공장으로서 지형조건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급경사의 낮은 구릉과 계곡의 땅을 깎거나 흙을 쌓아 대지를 조성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 건축대지들은 서로 10m 내외의 심한 높이 차이를 가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급한 벽면과 옹벽이 구축됐고 이러한 각각의 대지는 급경사의 도로로 서로 연결돼 있다. 이러한 지형상의 악조건은 이미 땅 자체가 3차원의 건축공간이라는 점 때문에 오히려 매력적이기도 하며 훌륭한 조망으로 보상됐다. 또한 지표층과 만나는 둘 이상의 층을 가지게 되는 반사 이익도 지닌다. 좁고 긴 대지에 가로놓인 집의 중간부를 크게 비워내고 그곳에 수직의 길들과 수평의 길들이 교차토록 하여, 걸으며 공간을 적극적으로 느끼게 설계됐다. 이것을 돕기 위해 연못과 폭포를 마련하고 그 위에 조절된 햇빛을 떨구는 디자인이 고안됐다. 저층부의 주요 공간인 식당과 극장 역시 2개 층을 쓰고 있어 넓고, 길고, 높은 옥내·외 공간들이 3차원적 동선과 함께 유기적 공간적으로 조합됐다. 공간의 화려함을 더욱 건축적으로 만들기 위해 재료와 색깔은 단순화했다.
신도리코의 수많은 히트 제품을 만들어낸 아산공장 신조립동은 단지 공장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는 동안 만족하며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01년 완공된 신조립동은 건물 앞에 위치한 정자 `상영정`과 어우러져 휴식과 마음 정화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건물 곳곳에 창을 배치하고 천장은 열린 형태로 디자인 됐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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