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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침으로만 즐겼나요 비벼 먹으면 매력이 두배

2015-04-10 기사
편집 2015-04-10 06:20:01
 한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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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9 대전 대흥동 내집-올갱이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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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끝자락인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기자는 어렸을 때 고둥을 무척 좋아했다. 갯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고둥(총알고둥)을 따서 삶은 뒤 바늘로 꼭 쑤시면 돌돌 말린 나선 모양의 고둥살이 빠져 나왔다. 쌉싸름한 첫 맛 뒤에 따라오는 달콤함과 감칠맛에 반해 연신 먹다보면 어느새 배가 살살 아파 화장실을 들락거렸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고둥의 감칠맛을 기억하고 있는 기자에게 민물고둥격인 올갱이(다슬기)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맛이었다. 고둥의 달착지근한 맛은 찾을 수 없고, 오로지 쌉싸름한 맛만 날뿐이었다. 그렇게 거의 20여년을 올갱이와 '불가근 불가원'으로 살다가 어느날 올갱이의 참맛을 알게 됐다. 쌉싸름한 맛 속에 고둥의 감칠맛과는 분명히 다른 감칠맛이 숨어있었다.

그 뒤부터 올갱이 맛집을 찾아 다니다가 최근에 올갱이비빔밥 맛집을 발견했다. 그것도 대전 시내 한복판에서 말이다. 대전 중구청 근처에 자리한 내집(대표 정경임)은 올갱이국 전문점으로 식객들 사이에 꽤 유명한 맛집이다. 하지만 이 집에서 올갱이비빔밥을 먹어본 식객은 그리 많지 않다. 올갱이라고 하면 일상적으로 올갱이국이나 올갱이무침만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이 집 올갱이 비빔밥은 소박하다. 따뜻한 밥 위에 초고추장, 참기름, 참깨만을 넣고 버무린 올갱이를 올려놓은 게 전부다. 그런데 비벼 먹으면 의외로 맛있다. 올갱이의 쌉싸름한 맛과 감칠맛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 초고추장의 매콤함까지 입안을 가득 채운다. 요즘 올갱이가 제철이라 그런 지 통통하게 살이 오른 올갱이를 씹을 때의 식감도 좋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올갱이 비빔밥에 곁들여 나오는 올갱이국의 국물을 한 수저 넣어 비벼먹는 맛을 좋아한다. 된장 국물에 깊게 밴 올갱이의 진맛과 고명으로 올려진 올갱이무침의 조화가 뛰어나다.

이 집 올갱이는 자연산이다. 일주일에 한 두 번씩 금강상류인 충북 옥천에서 가져온다. 생물상태로 온 올갱이를 4-5시간동안 충분히 해감을 한 뒤 끓는 물에 딱 5분정도 데치듯 삶는다. 올갱이를 넣고 부글부글 거품이 끓어오를 때 불을 끄는 이유는 올갱이의 질감을 쫄깃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 집 올갱이국의 맛은 진하다. 올갱이를 통째로 삶지 않고 껍질째 빻아서 육수를 내기 때문이다. 육수에 된장, 청양고추, 마늘, 파뿌리를 넣고 끓인 뒤 마지막에 아욱을 넣어 구수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의 올갱이국을 완성시켰다.

올갱이비빔밥을 먹는 것만으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면 두부두루치기를 적극 추천한다. 진한 멸치육수에 일반고추와 청양고추를 섞어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매운맛을 냈다. 특히 매일 공장에서 직접 갖고 온다는 두부는 옛날 손두부의 맛이 느껴진다.

△주소:대전시 중구 대흥로 121번길 42 △전화번호:042-223-5083 △메뉴:올갱이비빔밥 8000원, 올갱이국 7000원, 두부두루치기(중) 1만5000원 △테이블수:4인용 13개 △영업시간:오전11시반부터 오후10시까지(일요일 휴업) △주차:전용주차장 없음. 오후6시이후 중구청에 무료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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