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야산의 꽃길
캠퍼스 야산의 꽃길
단비가 내리고 화창하게 갠 어느 봄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자축하기라도 하듯 겨우내 잠들어 있던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평소보다 이른 봄 소식에 찾아가본 대전 지역의 캠퍼스들은 온통 꽃 잔치가 한창이었다. 평소처럼 등교하던 학생들은 솜사탕처럼 부풀어오른 나뭇가지를 보자 기쁜 마음에 휴대폰을 꺼내 봄의 재림을 화면에 담았다. 학생들의 머리 위에서는 벌들이 만개한 나뭇가지사이를 붕붕 날아다니며 바삐 꿀을 모으고 있었다.

강의를 하던 교수도 봄날이 아까웠는지 벚꽃아래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어오라는 과제를 내어 학생들을 답답한 강의실에서 잠시 해방시켜주었다. 화창한 봄날 대학생활의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하는 교수들의 훈훈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벚나무 사이사이로 사진을 찍으며 "됐다, 이제 나 찍어줘.", "사진 완전 잘나왔다." 하고 참새처럼 재잘거리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활력이 넘치는 봄 풍경을 연출했다.

대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 역시 캠퍼스에 만발한 봄기운을 누리고 있었다. 분홍빛 벚꽃동산이 된 채플에서는 카메라를 든 아버지가 가족의 즐거운 한때를 기록하는 한편 엄마의 손을 잡고 꽃이 내린 캠퍼스를 아장아장 걷는 아이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봄 구경을 즐기는 사람들을 따라 까치도 꽃구경을 나왔다. 꽃나무 아래를 종종 뛰어다니는 까치 뿐만 아니라 산새들도 둥지에서 나와 봄이 왔다고 지저귀며 봄날의 흥취를 돋구었다.

상록수와 벚꽃나무로 둘러싸인 대운동장에는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따뜻한 햇빛 아래로 나와 봄날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잔디밭에서는 학생들이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즐거운 이야기를 하며 대학생활의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만개한 벚꽃나무 아래에 앉아 친구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던 김누리(목원대 신학과 12) 학생은 "이렇게 벚꽃이 피니 이제 진짜 봄이 온 것 같아서 좋다. 특히 학교에 꽃이 핀 모습을 보니까 예쁘고 캠퍼스 안이 산뜻해진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신지은 시민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개나리 너머 만발한 벚꽃과 목련
개나리 너머 만발한 벚꽃과 목련
벚꽃 동산이 된 축복의 길
벚꽃 동산이 된 축복의 길

관련기사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