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추진위들 꽃없는 행사 될라 전전긍긍

전국적으로 봄철 이상 고온으로 벚꽃 개화시기가 빨라지면서 꽃 축제를 준비하던 지자체와 자생단체 등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예년에 비해 벚꽃이 1주일 정도 빨리 개화해 축제가 본격 시작되는 시기에는 벚꽃이 없는 `벚꽃 엔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1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벚꽃은 기상청에서 자라는 벚꽃관측 표준목에서 지난 29일 개화했다.

이는 평년보다 7일 빠르고, 지난해보다 하루 느린 것이다. 최근 대체로 맑고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벚꽃이 일찍 개화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만개시점은 주말인 4일과 5일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치 못한 이른 개화에 꽃 축제를 준비하던 대전지역 자생단체 협의회와, 충남시·군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꽃 없는 축제 개최시 시민들의 실망감과 불만은 물론이고, 벚꽃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상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걱정에서다.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대전 중구에서 테미봄꽃축제를 준비하는 한 추진위원은 "벚꽃이 일찍피고, 진해 벚꽃축제도 1일 개막해 일정을 앞당기려고 했지만, 부대 행사 일정상 당기지 못했다"며 "봄꽃축제라는 타이틀을 걸어놨는데, 꽃도 없고 사람도 없어 밋밋한 축제가 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는 11일 정림동 벚꽃축제를 준비중인 `정림사랑자생단체연합회`와 11일부터 12일까지 봄꽃과 함께하는 금강로하스 축제를 맡은 대덕구도 벚꽃 만개 시기와 맞지 않아 걱정을 하면서도 날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기관은 연예인 초청 공연 및 군악대 행사 등 행사 일정 등을 바꿀 수 없어 그대로 진행키로 했다.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공주 동학사 벚꽃 축제`를 맡은 학봉1구 마을회도 심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일찌감치 현수막 제작을 마친데다, 특별한 부대 행사도 없는 상황에서 꽃마저 낙화하면 방문객들을 유인할 요인이 상당 부분 줄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원선규 동학사 벚꽃축제 추진위원 사무국장은 "벚꽃 축제가 한번 개최되면 지역상권에도 도움이 되고 지역 이미지를 높일 수 있지만, 올해는 예산도 부대 행사도 없어 걱정"이라며 "전국적으로 꽃을 주제로 한 축제가 사라지는 추세여서 향후에도 과거처럼 성대한 꽃 축제는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전민동 벚꽃음악회가 사라진데 이어 벚꽃으로 장관을 이루던 신탄진 벚꽃축제도 5년전부터 개최하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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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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