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조사 실시해 반영하는 대전·충남과 대조 시교육청 "통학거리 등 고려해 추첨방식 변경"

명품교육을 바라보는 세종시교육청이 공립 단설유치원 원아들의 통학문제엔 뒷짐을 지고 있다.

세종시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은 원거리 통학을 하는 원아들에 대한 통학버스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관련 예산 부족을 이유로 유치원 통학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결국 학부모들은 원아의 통학을 챙겨주는 태권도 등 사설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처지다. 반면 충청권 타 시·도 교육청은 통학버스 관련 예산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세종으로 전입한 학부모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31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세종시의 공립 단설유치원은 총 21곳이며, 이중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곳은 전무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행정중심복합도시는 도보로 유치원 통학이 가능한 지역으로 설계 돼 유치원 통학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 예산도 책정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의 입장은 다르다. 올해 행복도시 내 유치원의 추첨 경쟁률은 평균 4-5대 1에 달했다. 추첨에서 떨어진 원아들은 통학버스가 필요한 원거리 유치원을 다닐 수밖에 없다. 세종의 한 학부모는 "현재 원거리 통학을 하는 대다수 원아들이 아이들의 통학을 챙겨주는 사설학원에 매월 10만 원이 넘는 금액을 들여 다니고 있는 실정"이라며 "당초 도보로 통학이 가능한 도시를 설계했다고 하지만, 결과물은 통학버스가 필요한 상황을 만들었으면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 같은 원거리 통학은 현재 실질적인 대안이 없는 게 사실이다. 결국 통학버스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대전과 충남에서 세종으로 전입한 학부모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대전시교육청의 유치원 통학버스 관련 예산을 보면 15곳에 5억 5520만 원을 책정했다. 충남교육청은 168곳(상시 50곳·방학중 88곳)에 29억 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대전시·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통학버스 운행은 지원하는 유치원을 대상으로 수요를 조사해 매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통학차량을 운행하는 운전자에 대한 적격조회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세종시교육청은 "대전과 충남은 통합 단설유치원을 설치했기 때문에 통학버스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이라며 "유치원 통학과 관련된 민원이 늘고 있는 만큼 통학거리 등을 고려해 추첨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세종의 학부모들은 유치원 통학버스는 아이들의 안전문제와도 직결된 사안인 만큼 관련 예산을 즉각 반영하라는 입장이다. 공립 단설유치원에 다니는 원아는 3-5세다. 한 학부모는 "도보로 이용이 가능하면 굳이 돈을 들여 사설학원의 통학버스를 이용하겠냐, 안전문제에도 걱정이 크다"면서 "세종은 대형 공사현장이 많아 도보로 이용하기엔 사고위험이 크다. 통학편의 및 안전과 직결된 사안보다 더욱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비난했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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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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