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1·2차전 리시브 흔들리며 완패… 신치용 감독 "에이스 부재 크다" 한숨

"삼성화재의 밑천이 모두 드러났다."

프로배구의 절대 강자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가 최대의 위기에 내몰렸다.

시즌 중반 위기를 뚫고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삼성화재가 전인미답의 챔프전 8연패를 눈 앞에 두고 휘청거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3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0대 3으로 완패했다. 이틀전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완패다.

안방에서 두 경기를 모두 내준 삼성화재는 이제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만 통합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다.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지난 2경기 동안 삼성화재가 보여준 경기력을 고려하면 역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차전 직후 신치용 감독이 남긴 "삼성화재의 밑천이 드러났다. 우리의 한계다. 해줄 선수가 없다"는 말이 평소의 엄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기본기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화재가 그동안 마주친 숱한 위기에도 장기집권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서브 리시브 등 기본기다.

삼성화재는 이 기본기를 바탕으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조직력의 배구를 펼쳐온 팀이다. 하지만 지난 1차전과 2차전 모두 리시브에서 상대에게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차전에서 삼성화재의 리시브 성공률 41.79%에 불과했다. 특히 고준용(33%), 류윤식(38.88%)가 팀 평균에도 못 미치는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78.6%라는 높은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서브 리시브는 배구에서 조직력의 시작하는 지점이다.

정확한 리시브가 정확한 토스를 만들고 이는 공격의 정확도를 높인다. 그동안 삼성화재가 레오 일변도의 공격을 펼치고도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리시브-토스-공격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화재가 위기에서 벗어나 대 역전극을 벌이기 위해서는 먼저 리시브 불안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레오의 부담을 덜어줄 동료들의 공격분담도 필요하다.

신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정규리그는 관리와 전략으로 이길 수 있지만, 단기전은 전력과 기로 싸운다"며 "그동안 박철우의 공백이 전혀 아쉽지 않았지만 챔프전에 들어오니 빈자리가 확실히 느껴진다. 에이스의 부재가 크다"고 털어놨다.

삼성화재는 주포 레오의 컨디션이 살아나지 않으며 반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1차전에서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이며 15개의 범실을 기록한 레오는 2차전에서도 절반이하의 공격 성공률(43.9%)과 10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강한 모습을 보였던 서브에이스에서도 실수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조직력이 살아나며 레오가 정규시즌의 위력을 다시 찾는 것이다.

하지만 레오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반대방향에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줄 `포스트` 박철우가 필요하다.

한편, 삼성화재의 운명을 가를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은 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진행된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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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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