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 26명 검거…보험설계사도 포함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입원일당 특약보험`에 가입한 후 1-8년 동안 1인당 145일에서 최대 1734일까지 입원했다. 이중 가장 많이 입원한 피의자의 입원 횟수는 68회 였으며, 1인이 최고 3억 1700만원의 보험금을 받는 등 26명이 총 2만 3811일을 입원해 35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다.
박씨 등은 주로 외상보다 겉으로 티가 나지 않는 질환을 호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병원 측에 호소한 병명은 신체 각 부위의 염좌·긴장 212회(25.7%), 관절 질환 172회(20.8%), 타박상 등 상해 127회(15.4%) 등이 가장 많았으며 통증, 당뇨, 협심증과 위염 등 30여 개의 병명을 함께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은 개인정보 보호로 피의자들의 병력을 조회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들의 상습적인 입원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웠다.
피의자 중에는 전직 3명, 현직 2명 등 5명의 보험설계사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특약 사항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이들은 계속해서 입원하기 위해 병명과 병원을 바꾸는 치밀함을 보였다. 입원 기간이 끝나 병원에서 퇴거를 요구할 경우, 상대적으로 환자 관리가 소홀한 한방병원이나 요양병원 등으로 옮겨 수 십 차례 입원하며 보험금을 타낸 것이다.
일부 피의자는 가족과 지인들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보험금을 가로챘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검거된 26명의 피의자 중 친족 관계는 6가족 16명이었으며, 단독 범행은 1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씨는 대학생인 아들을 고등학교 1학년 방학부터 매년 병원에 입원 시키며 보험금을 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결과 일부 피의자는 입원기간 중 노래방, 술집, 나이트클럽 등을 드나들었으며 심지어 지방으로 며칠 간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연수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과거에는 차량사고 등으로 위장하는 보험사기가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특약사항을 잘 아는 보험설계사들이 가족이나 지인을 동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피의자들은 병원 간 정보 공유가 안된다는 맹점을 악용해 장기간 입원했다. 이같은 범죄에 대한 첩보수집과 장기입원을 방조하는 병원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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