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저렴한 레지던스호텔 공세 맞물려

지역 숙박업계 경영의 바로미터인 대전 유성지역 호텔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좀처럼 호텔 경영개선을 위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대전시와 지역 숙박업계에 따르면 유성지역 호텔들은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끌어안기 위해 리모델링, 가격인하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로 인해 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레지던스 호텔의 적극적인 공세가 더해지면서 기존 호텔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유성지역 호텔들은 온천관광과 함께 국내·외 비즈니스 수요를 흡수하며 수 년간 안정적 경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세미나를 비롯한 각종 행사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매출상승은 커녕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성에는 현재 10곳의 호텔에 총 1300여 명의 고객을 수용할 수 있으나, 일부 호텔을 제외하곤 매출과 입실률 면에서 모두 지난해보다 악화된 상황이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성호텔은 기념행사로 온천특별할인패키지와 웨딩 특별할인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약률이 예전 같지 않다. 이달 평균 입실률이 55% 수준인데, 이는 예년보다 5% 내외 감소한 수치다. 유성호텔 관계자는 "평소 3월이면 세미나 및 학회 행사 등으로 고객이 몰렸지만 지난해에 비해 행사 개최 건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며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불황이 호텔업계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리베라 호텔은 지난 2013년부터 매출 역신장을 보이기 시작한 뒤, 최근까지 크리스마스 등 일부 특수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객실 예약률 50%를 넘기지 못하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이 맘 때면 입실률 50%를 넘겼던 인터시티호텔도 40%에 머물면서 객실 절반 이상을 비운 채 온천탕의 매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프리미엄급 비즈니스호텔로 문을 열며 지역호텔업계를 긴장시켰던 롯데시티호텔대전도 기대했던 비지니스 행사를 예상보다 개최하지 못하면서 대대적인 경영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유성지역 호텔업계는 서구와 유성구에 밀집한 레지던스 호텔이 향후 기존 호텔들의 경영악화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우려하며 당분간 경영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성 A 호텔 지점장은 "대전 내 전체 호텔(21개) 중 절반이 넘는 15개소가 레지던스 호텔로 운영되고 있어 가격면에서 경쟁을 할 수 없다"며 "호텔별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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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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