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상담 유도·카톡 거래 등 수법도 진화

프로야구 등 인기 프로스포츠가 개막하자 무분별한 암표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암표 판매방식도 현장에서 직접 거래되던 과거와 달리 인터넷과 SNS를 통한 거래형태로 바뀌면서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인터넷 검색창에 `프로야구 티켓`을 검색할 경우 블로그와 중고 거래 카페 등에 수십 건의 암표 판매 관련 글이 검색된다. 암표 판매상들은 게시판에 `3월 31일 한화 두산 대전구장 야구 티켓 판매합니다`와 같은 글을 올려놓고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로 개인 연락을 취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판매상들은 메신저로 원하는 팀의 경기와 좌석을 문의할 경우 전화 상담을 유도했으며, 전화문의 시 1장당 2000원에서 2500원까지 웃돈을 얹어 판매했다.

암표는 프로스포츠 뿐 아니라 인기 가수의 공연 티켓, 뮤지컬 등의 문화 공연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1월 진행된 한 인기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티켓의 정상 가격은 9만 9000원이었지만, SNS를 통한 암표 거래로 15만에서 최대 250만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암표 거래가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경찰의 단속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서 암표 거래가 성행하고 있지만 현행 경범죄 처벌법에는 이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 2항 4호의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웃돈을 받고 입장권·승차권 또는 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는 조항에 인터넷 관련 항목이 없어 암표 판매상들이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큰 경기가 열리는 날에 매표소 주변에서 잠복근무를 해 암표거래 현장을 적발하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현장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라면서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암표가 거래되다 보니 큰 경기의 경우 오히려 암표 가격이 치솟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의 수요가 암표 유통의 큰 동기인 만큼 올바른 관람문화 정착이 암표 근절의 핵심"이라며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암표 거래 단속을 보다 강화하겠지만 팬들도 올바른 입장권 예매를 통해 성숙한 관람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팬들 스스로 암표 구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야구 팬인 이모(30)씨는 "잘못된 행동인 것은 알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경기라면 암표를 구해서라도 꼭 관람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암표가 팬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팬들이 앞장서서 근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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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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