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우즈벡과 10년만에 A매치

10년 만에 펼쳐진 축구 축제에 `축구특별시` 대전이 들썩였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이 열린 27일 저녁,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은 90분 내내 뜨거웠다.

경기시작 1시간을 앞두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기 시작한 오후 7시까지 관중석이 차지 않으며 관계자들을 긴장시켰지만 경기시작 직전까지 관람객의 입장이 이어지며 국가 연주가 진행될 무렵에는 4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스탠드가 가득찼다. 이날 축구협회가 발표한 공식관중은 3만 8680명. 비록 전석 매진에는 실패했지만 성공적인 결과였다.

대전의 시민들은 10년 만에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에 열성적인 성원을 보냈다.

이날 경기는지난 2005년 7월 중국과 치른 동아시아컵 대회 이후 대전에서 처음 열린 A매치다.

애국가 연주가 시작되며 2개의 대형 태극기가 관람석에 펼쳐졌고, 이후에는 "대한민국" 함성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경기장에 정적이 감돈 것은 급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이광종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쾌유를 비는 응원박수 때 뿐이었다.

경기장의 분위기가 절정에 이른 것은 전반 14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받은 구자철이 헤딩골에 성공하자 경기장에는 환호가 울려 퍼졌다. 후반 들어 경기가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팬들의 응원은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후반 구자철이 기성용의 패스를 이어 받아 넣은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자 경기장은 함성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비록 경기는 비겼지만 한국은 박진감 넘치는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치며 대전 팬들에게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한건희(30·대전 유성구 전민동)씨는 "오랜만에 대전에서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10년 전과 달리 아내, 아이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기쁘다"며 "경기는 비록 비겼지만 TV에서만 보던 손흥민, 기성용 등 유명 선수들을 볼 수 있었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는 대전에서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더 자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장 안팎에서도 성기적인 경기 진행을 위한 대전 시민들의 손길이 이어졌다.

관람객 맞이를 위해 경기장 인근 노상과 노은초, 노은농수산물시장에 마련된 임시주차장에서는 대전 모범운전자회 회원들과 충남대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주차 질서 유지 및 안내를 담당했다. 또한 경기장 안에서는 한빛고 여자축구부 선수들이 볼보이로 참여해 원활한 경기 진행을 도왔다.

주장을 맡고 있는 이영신(3년) 양은 "기성용 선수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처음 축구를 시작했는데 꿈을 이룬 것 같아 기쁘다"며 "국가대표팀의 경기 진행에 작지만 도움을 주는 동시에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다.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서도 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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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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