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주기…故임재엽 중사 어머니 강금옥 여사

故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인 강금옥(61) 여사는 대전 시민과 국민들이 임 중사와 천안함 용사들을 잊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사진은 지난해 충남기계공고에 설치된 임 중사의 흉상을 어루만지는 강 여사의 모습.  대전일보 DB
故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인 강금옥(61) 여사는 대전 시민과 국민들이 임 중사와 천안함 용사들을 잊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사진은 지난해 충남기계공고에 설치된 임 중사의 흉상을 어루만지는 강 여사의 모습. 대전일보 DB
"천안함 용사들을 잊지 말아주길, 우리 재엽이를 꼭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故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인 강금옥(61) 여사는 대전 시민과 국민들이 임 중사와 천안함 용사들을 잊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강 여사는 현재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살고 있다. 집은 대전에 있지만 서울에 사는 딸의 집에 머물며 손자를 돌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살면서 매일같이 들렀던 대전현충원은 일주일에 2번 정도 방문한다. 전보다 방문 횟수는 줄었지만 천안함 용사 묘역에 있는 임 중사의 묘비를 볼 때면 아직도 가슴이 아프기만 하다. 강 여사는 "아이가 떠난 후 계속해서 슬픈 가슴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시간이 흘렀다고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아픈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에서 주도하는 천안함 용사 추모식이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소식에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마음 같아서는 10년이 넘도록 추모식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국가에 충성하는 군인의 가족으로서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강 여사는 아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아들이 나라를 지키던 군인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재엽이가 국가에 충성했던 것처럼, 우리도 나라의 결정을 따르며 아이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행사가 축소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잊힐 수 있음에도 강 여사는 국민들이 천안함 용사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아들의 모교인 충남기계공고 후배들이 매년 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용사들을 기리는 것처럼, 자라나는 세대들도 분단 현실을 알고 자연스럽게 이들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믿음이다.

특히 그는 학생들이 임 중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충남기계공고와 동문회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동문회와 학교 측이 지난해 임 중사의 흉상을 제작해 학교 안에 설치했기 때문이다. 임 중사의 흉상은 지난 1996년 발생한 강릉무장공비 소탕작전에서 전사한 오영한 장군의 흉상 옆에 나란히 세워졌다. 강 여사는 "오영한 장군처럼 우리 아이의 이름을 딴 장학금으로 학생들을 돕게 됐다"며 "우리 재엽이가 이렇게 좋은 학교 출신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 여사는 본인처럼 자식을 가슴에 묻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마음은 똑같기에 그 심정을 이해한다는 것. 그는 세월호 유족들이 가슴의 짐을 덜어내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강 여사는 "우리와 비슷하게 아이들을 잃어서 더욱 가슴이 아파 발을 동동 굴렀다"며 "하지만 야속하게도 산 사람은 살아진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마음의 짐을 덜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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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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