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집단이다. 이름하여 `이슬람국가(Islamic State)`다. 엄밀히 말하면 국가도 아니면서 스스로 국가라고 칭한다. 언론에서는 이들을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라고 부를 뿐 국가로 취급하지 않는다. 어느 나라도 국가 승인을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믿는 사람들만의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앞세워 야만의 행보를 거침없이 내딛는다. 이슬람율법을 제멋대로 해석하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와는 너무나 먼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악행이나 만행을 서슴없이 골라가면서 한다. 자기네들과 다른 종파 사람들은 무조건 적으로 삼고 죽여 없앨 작정인 모양이다. 악마집단의 태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이거나 구덩이에 묻고 돌팔매질로 죽이기도 한다. 율법에 이런 처형이 있을까? 그러나 이런 처형은 율법에도 없다고 한다. 화형도 화장도 금지한다. 전쟁 중에도 이슬람국가들은 남의 생명을 무고하게 살해하거나 신체를 훼손하는 행위를 철저하게 금지한다. 이것이 그들의 율법이다. 그럼에도 이들 집단은 신앙이 없는 자는 불태워 죽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들과 다른 종파의 사람들은 철저하게 말살해야만 직성이 풀릴 모양이다.

세상에 이런 종교가 어찌 있을 수 있을까? 이건 분명히 종교가 아니라 악마의 꼬임에 빠져 실성해진 무리들의 집단임이 분명하다. 시리아의 동부 라카라는 곳에 수만 명의 조직원을 가지고 한 형제나 다름없는 시아파를 우선적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이집트인 콥트교(이집트에서 자생한 기독교)도 21명을 리비아에서 인질로 잡은 후 이유 없이 참수하는 장면이 보도된 것을 보았다. 이들이 저지르고 있는 반인륜적인 죄상에 대해서는 필설로는 도저히 다 설명할 수조차 없다. 철부지 어린아이까지 동원하여 군사훈련을 시키거나 자살특공대로 활용하려고 한다는 소식이다.

이에 더하여 인류가 낳은 문화유산도 무슨 원수가 졌는지 때리고 부수고 폭파하면서 춤을 추고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할 적마다 듣는 이들은 소름이 끼치면서 동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인가는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탈레반이 세계 문화유산인 바미얀 석불을 다이너마이트와 로켓포로 파괴하는 장면을 보면서 세계 사람들은 그들의 무지에 대한 연민과 분노를 함께 느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IS라고 하는 또 다른 집단이 나서서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목구멍을 치받는다. 고대문명의 도시가 즐비한 이라크와 시리아라는 나라의 영토 약 3분의 1을 장악한 탓이었을까? 자신들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은 모조리 쑥대밭을 만들고 있다.

그들은 보이는 대로 또 닥치는 대로 야만적 파괴행위를 저지른다. 그들이 파괴한 문화유산은 한둘이 아니다. 불도저를 동원하여 이라크 북부의 도시 님루드를 사정없이 파괴하였다. 아시리아의 유적지인 기원전 1000년의 고대도시다. 이곳은 이라크에 등록된 1만 2000여 유적 중에서 15%나 되는 수의 유적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라고 한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상징이요, 아시리아제국의 수호신인 라마수 석상마저 무자비하게 파괴되었다는 소식이다.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 황소의 석상 라마수상은 목이 잘린 채로 얼굴 따로 몸통 따로 어디론가 실려가 밀매의 대상이 되고 있다니 그야말로 그들이 저지르고 있는 인면수심의 만행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님루드의 인근도시 모술에 있는 박물관은 저들에 의해 통째로 파괴되었다. 각종 미술품은 모조리 깨지고 부서졌으며 심지어는 고대 시리아어 서적과 오스만 제국의 서적 8000권은 한꺼번에 불살라졌다.

21세기의 문명시대에 이런 야만이 또 어디 있을까? 종파가 다른 인간들은 무조건 죽어야 하고 고대 유물은 이슬람 가치를 해치는 존재이기 때문에 파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고 있다니 말이다. 이건 분명히 인류의 암이요 공적(公敵)임에 틀림없다. 국제사회가 똘똘 뭉쳐 암을 도려내야 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앞장서면 어떨까? 그는 너무 조용하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보도 및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 환경부장관 UN환경계획 한국부총재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