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 줄여라' 쉬워지는 학교수학

부산과학기술협의회는 π(파이)데이를 맞아 부산시 부산진구에 위치한 수학과학창의체험관 궁리마루 에서 초중고 학생들과 가족 등 3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수학체험행사를 열었다. [연합뉴스]
부산과학기술협의회는 π(파이)데이를 맞아 부산시 부산진구에 위치한 수학과학창의체험관 궁리마루 에서 초중고 학생들과 가족 등 3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수학체험행사를 열었다. [연합뉴스]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의미하는 `수포자`가 어느 새 익숙한 단어가 됐다.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범위와 난이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수학을 접한 뒤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고 스스로를 수포자라고 칭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탓이다. 교육부가 최근 올해부터 2019년까지의 추진 과제를 담은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한 이유다. 2012년부터 지난 해까지 수학교육의 내실화와 수학 대중화를 목표로 `수학교육 선진화 종합 대책`을 추진한 뒤 내놓은 2차 종합계획이다. 수포자를 줄이기 위해 수학교육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는 내용을 담은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 1 실생활 연계·과정 중심 패러다임 변화

교육부는 수학에 대한 학습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수학 교육을 추진한다. 단순 문제풀이식보다는 원리와 개념을 익히는 과정 중심의 교수·학습법과 평가방법을 마련하고 실생활과 연관된 내용을 강화해 수학의 유용성을 체감할 수 있는 내용 중심의 수학교과서 개발을 유도할 계획이다. 통계교육 내용은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직접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뒤 해석하는 활동 중심으로 바꾸고 고등학교에서도 수학의 유용성과 실용성을 익힐 수 있는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 과목 등이 개설된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접목한 수학수업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스토리텔링 방식을 가미한 수학교과서의 수정·보완, 교수·학습자료 개발 등도 지속된다. 수학과 연계성이 높은 과학, 공학, 경제, SW 등의 분야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 예술, 체육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한 융합교육 프로그램도 개발된다.

교과서 밖의 체험·탐구 중심의 수학교육도 추진된다. 대학, 기업, 출연연, 민간기관, 대학생, 퇴임교원 등 수학관련 전문가의 재능기부를 통해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금융, 통계, 정보, SW 등 수학 진로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진로 멘토링`도 진행한다. 학생 과제 연구, 수학체험전, 창의체험활동, 수학동아리 등 다양한 주제와 형태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도 개발된다.

◇ 2 수학학습 나눔교실 프로그램 확대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수포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수학학습에서의 `성공 경험`을 통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에 활용 가능한 `성공 경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지원하는 수학학습나눔교실 프로그램을 확대 실시한다. 수학학습나눔교실은 단순한 학습방식에 대한 처방보다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 형태로 운영된다. 다양한 학생 수준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도 지원된다. 수학영재, 수학 우수학생 등을 위한 심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습부진 학생을 위한 맞춤형 수학멘토링 제도를 활성화한다. 지역 인근대학과 유관기관, 인터넷 공간을 등을 활용해 저소득층과 농산어촌, 탈북, 다문화 학생 등을 위한 수학프로그램도 지원한다.

교사의 수학교육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내용·수준별, 운영 방식별, 연수 형태별 등 유형별로 특화·혼합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이 개발된다. 지역별로 수학교사 모임도 활성화해 각 교사들이 수학교육을 위해 진행한 다양한 노력을 발표·공유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수학 대중화를 목표로 학부모를 비롯한 성인 대상 수학교실도 확대되며 학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체험형 학부모 수학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제공한다.

◇ 지역·국가단위 수학축제 확산

교육부는 지역별로 `수학거점학교`를 지정 운영할 계획이다. 시·도별 거점학교는 지난 해 34곳에서 올해 51곳, 내년에 68곳 등으로 확대되며 이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적극 참여하는 `협력형 수학수업` 모델을 개발·적용하기로 했다.

학교·지역·국가 단위의 수학 축제도 확산된다. 학교별로는 수학 동아리 중심의 수학체험전과 다른 학교와의 수학 체험전 합동 개최 등을 독려하고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수학 축제도 지속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해의 경우 대전과 충남, 충북, 제주, 부산, 울산, 전북 등에서 수학축제가 진행됐다. 수학교육 발전의 법적 토대가 마련될 수 있도록 `수학교육진흥법` 제정을 추진하거나 `과학교육진흥법`에 수학 관련 내용을 추가·보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수학의 중요성을 국민들이 인식·공감할 수 있는 가칭 `수학의 날`을 지정해 다양한 시상과 전시, 학술 등의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직속 수학교육 자문위원회를 상설하고 종합계획 추진 현황을 모니터링해 장기적인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각 시·도교육청과 관련 직속기관들은 수학교육 전담부서를 설립하고 인력을 배치하도록 유도해 수학교육 거버넌스(governance) 중심체로 역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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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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