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암보다 예후 좋지만 심하면 목소리 잃을수도

전기원 건양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전기원 건양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여성암 발병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갑상선암. 다행히 다른 암보다 예후가 좋은 편이라 착한 암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병이 많이 진행되면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고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갑상선은 목의 전면 갑상선 연골 바로 아래 위치하고 있는 나비모양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다. 갑상선 호르몬은 인체의 대사과정을 촉진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체에 꼭 필요한 장기다.

갑상선암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나게 된 것은 갑상선암의 발병 요인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진단률이 늘어난 것도 큰 원인 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방암의 예방과 조기 진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유방암 초음파 검사를 실시할 때 갑상선 검사를 같이 하기 시작하면서 갑상선암의 진단이 급격히 증가했다. 또 초음파 진단 장비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이전에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작은 크기의 종양들도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특별한 증상 없이 목 부위에 만져지는 종괴 증상으로 병원에 주로 내원했으나, 최근 건강검진의 발달로 인해 경부초음파로 진단되는 비촉진성 갑상선암이 많이 늘고 있다.

다행히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동반된다면 몇 가지 악성종양만 제외하고는 완치할 수 있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수술 전에 초음파 촬영, 세침흡입 세포검사, 총 조직검사, 컴퓨터 촬영 등을 통해 갑상선 암으로 진단돼 수술이 결정된다. 다만 일부의 경우에 수술 전까지 암으로 판정할 수 없어서 수술 후에 제거된 갑상선 조직검사를 통해 암으로 판명하기도 한다.

갑상선 암의 치료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목 부위는 숨쉬는 기관지, 음식을 먹는 식도,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정맥, 신경 등 중요한 조직들이 분포돼 있어 이런 기관까지 손상을 시켰다면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갑상선 암은 다행히 대부분이 분화가 좋으며 적절한 수술 및 수술 후의 방사성 옥소와 호르몬 치료로 완치할 수도 있기에 수술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갑상선 암은 크게 나누어 경과가 아주 좋은 분화암과 경과가 아주 나쁜 미분화암으로 나뉘어진다. 이중 분화암이 90%인데 분화암은 여포성암과 유두상암으로 나뉘어지며 미분화암에 비해 외과적인 절제술로 경과가 월등히 좋다.

최근에는 갑상선 수술 시 목 부위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겨드랑이나 턱 아래 작은 상처를 내어 내시경을 이용, 수술하는 방법을 시행한다. 이런 내시경 수술은 악성종양이 아닌 양성종양이 3cm 미만인 경우 미용상의 문제가 특히 중요한 경우에 시행한다. 내시경 시술로 갑상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부위가 보이지 않고, 기존 수술보다 통증이 적어 수술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갑상선 암의 조직학적 종류, 크기, 위치, 주변 조직으로 침윤 여부 등에 따라 수술의 범위나 종류가 결정된다.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술 후유증으로 약 1%에서 목소리를 조절해주는 반회귀 후두 신경의 손상이 발생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에 약 6개월 내지 1년이면 거의 회복되기도 하고 일부는 성대 성형수술로 치료 될 수 있다.

또 약 2%의 빈도로 인체 내 칼슘농도를 결정하는 부갑상선이 손상됐을 경우인데 이때는 사지가 저려오며, 마비 증상을 초래하는데 칼슘을 보충해 주면 이러한 증세는 없어진다. 수술과 연관된 이러한 합병증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갑상선 전절제술이 분화가 잘된 갑상선 악성종양의 가장 좋은 수술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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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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