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7 대전 둔산동 우리집삼식이무침-삼세기회무침

참으로 못생겼다. 아니 흉측하게 생겼다. 머리는 커다랗고 턱과 머리, 몸에 우툴두툴한 나뭇잎 모양의 돌기가 나 있다. 못난이의 대명사인 쏠뱅이목의 삼세기(전라도방언으로는 삼식이)는 한 때 생선취급도 받지 못했다. 그물망에 삼세기가 잡히면 어부들은 어김없이 바다에 버리곤 했다. 생김새도 볼품없는데다 맛도 심심했기 때문이다.

한 때 그렇게 천대(?)받던 삼세기가 지금은 귀한 몸값을 자랑한다. 삼세기의 쫄깃하고 기름기가 없는 깔끔한 맛이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말이다. 삼세기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요즘이 제철이다.

대전에서 삼세기회무침으로 유명한 맛집이 있다. 대전 둔산초등학교 근처에서 13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집삼식이무침(대표 이영옥)이다. 일반적으로 회무침이라고 하면 양념맛이 강하기 마련인데 이 집 삼세기회무침은 삼세기의 쫄깃한 식감과 깔끔함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양념을 최소화했다. 그래서 새콤달콤하면서도 입안에 작열감이 남지 않는다.

회무침 맛을 좌우하는 것은 초장. 이 집 초장은 태양초 고추장에 물엿, 식초, 양파, 흑설탕, 연겨자, 김가루 등을 넣어 만든다. 김가루를 넣는 이유는 잡냄새를 없애면서 초장이 묽어지는 것을 잡기 위함이다. 이렇게 담근 초장은 2주간 숙성을 거친다. 고추장의 풋내를 없애고 강한 맛 대신 깊은 맛을 더하기 위해서다.

초장에 양배추, 적채, 당근, 부추, 치커리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마지막으로 삼세기를 넉넉히 넣어 버무린다. 회무침 대(大)자 기준으로 커다란 삼세기가 두 마리 들어간다.

이 집 삼세기회무침을 맛있게 먹는 법은 따로 있다. 맨 밑에 완도산 김을 깔고, 그 위에 우럭뼈를 곱게 갈아서 마늘, 청양고추 등을 섞어 만든 양념장과 날치알을 곁들인 깻잎을 올려 놓고, 마지막으로 삼세기회와 채소가 잘 버무려진 회무침을 올려서 먹으면 입이 호강한다.

회무침에 앞서 내놓는 우럭미역국도 일품이다. 말린 우럭을 푹 고아 발라낸 살에 들기름과 미역을 섞어 조물락조물락한 뒤 들깻가루를 듬뿍 넣어 끓여낸 우럭미역국은 구수한 감칠맛이 뛰어나다. 이 집의 매력이라면 양도 푸짐하지만 무엇보다 밑반찬도 풍성하다는 것이다. 물에 살짝 데친 오징어, 조기찜, 달걀말이, 김치전 등 웬만한 한식집에 버금가는 화려한 밑반찬을 기본적으로 내놓는다. 최근에는 태안지역의 향토음식인 우럭젓국도 손님상에 내놓고 있는데 반응이 뜨겁다. 쌀뜨물에 말린 우럭과 마늘, 파, 청양고추 등 갖은 양념과 두부를 넣어 끓인 우럭젓국은 바다향을 그대로 식탁위에 올려놓은 듯 하다.

△주소:대전시 서구 둔산2동 1185번지

△전화번호:042-483-8889

△메뉴:삼세기회무침(大) 5만5000원, 우럭젓국(大) 4만원, 우럭미역해장국(점심특선) 6000원.

△테이블 수:6인용 5개, 4인용 12개

△영업시간:오전11시부터 오후10시까지(일요일 휴업)

△주차공간: 전용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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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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