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착수부터 건설 협의까지 총 15년 소요 정치적 영향·국제 정서 등에 흔들림 없어야

한국형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의 중동 진출이 가져올 성과와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3일 체결한 '한-사우디 SMART 파트너십 및 공동 인력양성을 위한 MOU'에 따라 SMART 원자로의 시범 원자로와 실제 SMART 원자로 2기 이상을 짓기 위한 수순을 밟게 된다. 이번 SMART 원자로 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단독 재원으로 'SMART Power'사에 건설계약을 발주하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King Abdulah City for Atomic and Renewable Energy), 국내 및 사우디아라비아 기업이 참여해 건설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스마트 파워사는 SMART 수출을 전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국내에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공동투자 비율은 현재 한국 3000만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1억 달러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금액은 원자로 건설 전 상세설계(PPE·Pre-Project Engineering) 계약을 맺을 때 결정된다. 실제 첫 SMART 원자로를 건설하려면 1조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며 지속적인 건설을 통해 건설비는 6000억-70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대형 원전 건설에 투입되는 3조-4 조 원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건설 후 SMART 운영을 위해 건설기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원전 운전 인력 교육도 이뤄진다. 통상 원전 운영 인력은 수입국이 재원을 마련해 양성하도록 맺는다.

중동지역 중소형 원자로 SMART 수출 물꼬를 계약까지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 원전개발 및 수출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권 교체 등의 정치적인 영향과 국제 정세 등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SMART는 지난 1997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이미 지난 2012년 7월 세계 최초의 표준 인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개발을 완료한 지 2년이 지나도록 국내 시범 원자로 건설이나 해외 수출 추진 등의 빛을 보지 못했다. 전 이명박 정권 출범과 함께 원자력 수출이 잠깐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2008년에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다시 논의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다시 2013년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원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다시 한 번 어려움을 맞았다.

원자력 연구계의 한 관계자는 "SMART 원자로가 개발에 착수한 뒤 시범 원자로 건설이라는 협의를 도출하기 까지 1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며 "이번 협약 체결이 실제 시범 원자로 건설 및 원전 건설 계약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인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정책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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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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