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빅뱅없는 세상(임정수 지음)=흑백TV부터 스마트 TV까지, 한국 사회의 미디어는 빠르게 변해왔다.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미디어 신기술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너도나도 부지런히 뉴미디어를 이용한다. 그 동안 미디어 산업과 문화에 대해 쉼 없이 매진해온 저자는 이제 `미디어와 사람`을 이야기할 때라고 말한다. 책은 미디어를 정치적·경제적 관점에서 조명한 패러다임을 극복하려는 시도이자, 이용자를 미디어 담론의 객체이서 주체로 끌어올리려는 변혁의 시작이다. 한울·232쪽·2만1000원

◇그렇게 다가오지마(루애나 루이스 지음, 김문정 옮김)=책은 임상 심리 전문가가 쓴 심리 스릴러답게 인물과 사건을 통해 인간 심리의 다양한 측면들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저자는 이를 위해 힐톱 저택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만이 아니라 몇 년전 스텔라가 마지막으로 진행했던 심리 상담의 전개과정과 지난 과거에 블루가 받아온 심리 상담이라는 세 개의 사건을 소설 속에 교차 배열했다. 높은 작품 몰입도와 긴장감 속에서 심리의 다양한 방면을 살펴볼 수 있다. 아름드리미디어·400쪽·1만3800원

◇평정심, 나를 지켜내는 힘(토마스 호엔제 지음, 유영미 옮김)=우리는 소음에 둘러싸여 산다. 바깥뿐 아니라 안에서도 매일 잡음이 일어나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그러나 우리를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런 것 들이 아니다. 바로 자신 스스로의 마음이다. 책은 스토아 철학부터 엘리스의 심리치료까지 인간내면세계를 다룬 다양한 이론들을 둘러보며 평정심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소개한다. 갈매나무·248쪽·1만3000원

◇국경시장(김성중 지음)=첫번째 소설집 `개그맨` 이후 4년 만의 작품이다. 허공으로 떠오르는 아이처럼 자유롭고 경쾌했던 저자의 세계가 현실로 중심을 한 걸음 옮길 때 벌어지는 일은 환상과 실재의 오묘한 뒤섞임이다. 한 편의 음악처럼 리드미컬한 문체와 조밀한 구성은 이 뒤섞임의 원동력이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지점인 `국경`처럼 가짜와 진짜 사이, 환희와 고통 사이, 이야기와 이야기의 근원 사이 등 작품과 독자 사이를 계속해서 오가는 움직임은 책 속으로 빨려 들게 만든다. 문학동네·248쪽·1만2000원

◇알바패밀리(고은규 지음)=대한민국 시간제 근로자는 200만명에 달한다. 취업이 안돼 수년 동안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젊은이는 물론이고 갑작스런 은퇴와 취약한 복지로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드는 노인인구수도 늘고 있다. 아르바이트는 더 이상 청춘들만의 경험이 아닌 가족의 생계를 위해 온 가족이 감내해야 하는 불안과 고통이 돼 버렸다. 책은 인간이 상품처럼 소비되는 자본주의 시대에 몰락해가는 한 시간제 아르바이트 가족을 이야기한다. 좀처럼 나아질 희망도 없는 삶을 보전하기 위해 온 가족이 시간제 일자리를 전전해야 하는 무참한 우리 시대의 초상을 저자만의 특유 풍자로 그려냈다. 작가정신·232쪽·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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