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아는 멋집 - 5 대전 죽동 카페 D·알퐁스도데

◇대전 유성구 죽동 은구비로 155번안길 28에 위치한 카페 디(Caffe D)와 베이커리 알퐁스도데는 남부 프랑스식 건축물 양식을 그대로 따라했다. 한 체의 건물에 두 가구가 살 수 있도록 설계된 전형적인 듀플렉스 하우스다. 우리말로는 쌍둥이 건물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 듀플렉스 하우스는 무엇보다 실용적인 공간활용이 관건이다. 얼마나 균형감 있게 나눠져 있느냐가 그 곳에 사는 사람은 물론 그 곳을 보는 사람에게도 안정감을 준다. 1층은 카페와 베이커리로 나뉘어져 있고 2층은 가정집이다. 공간활용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 카페와 베이커리라는 조합도 훌륭하다.

◇정면을 바라보고 왼쪽에는 빵집인 알퐁스도데가 오른쪽에는 커피전문점인 카페 디가 자리잡고 있다. 가운데 두 가게의 접점에 들어서면 따뜻한 느낌의 남부 프랑스식 건축양식의 느낌에 코 끝을 자극하는 빵 굽는 냄새와 은은한 커피향이 들어서는 발길을 가볍게 한다.

먼저 카페 디에 들어서자 1·2층 복층 구조로 돼 있는 공간이 아늑하면서도 포근함이 느껴진다. 대부분의 인테리어를 목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유의 따뜻한 느낌을 카페 디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다.

조인희(39·여) 카페 디 공동대표는 "가구를 전공해 카페 디자인에도 목재에 대한 욕심을 부렸다"며 "카페 내부 인테리어 소품의 대부분이 직접 구하고 만든 제품들"이라고 전했다.

목재만 사용해 모든 인테리어를 마쳤다면 다소 단조로울 수 밖에 없다. 카페 디는 이런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타일을 선택했다.

하얀 빛깔의 인테리어 타일을 복층과 경계선을 이루는 부분, 카페 주방 외벽 등에 부착했다. 은은한 빛을 내뿜는 타일은 카페 내부를 전반적으로 깔끔하면서도 마치 반사판처럼 화사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했다. 카페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커피 로스터기는 여타 카페와 달리 이질감 없이 카페와 한 데 어우러져 있다. 아기자기한 느낌의 소품들은 여성 대표들의 섬세함이 돋보였다.

조 공동대표는 "함께 운영을 하고 있는 박인경(39·여) 대표와 절친한 친구 사이"라며 "이 건물도 박 대표와 함께 살기 위해 듀플렉스 하우스로 설계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2층을 가정집을 활용하고 1층은 카페로 쓰고 있기 때문에 카페 자체가 가정집 같은 분위기가 날 수 있도록 꾸몄다"며 "대부분의 카페 구석구석에 위치한 룸과 테이블도 그런 콘셉트에 맞춰 배치했다"고 말했다.

카페 디의 커피 맛도 일품이다. 특히 핸드드립 커피는 COE(Cup Of Excellence)급 커피를 사용해 그 맛과 풍미가 특별하다.

카페 디를 뒤로하고 베이커리 알퐁스도데로 발길을 옮겼다.

카페 디가 가정집 분위기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카페라면 베이커리 알퐁스도데는 유럽의 작은 마을 베이커리와 닮았다.

단층 구조로 돼 있어 다소 협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알퐁스도데의 공간 활용은 단연 돋보였다.

작은 공간에 크림색으로 내부를 칠하고 빵과 케이크로 채우자 다른 인테리어 소품이 필요없을 정도로 조화를 이뤘다.

빵을 올려놓은 진열대에서부터 케이크를 넣어놓은 장도 원래 있던 자리인 듯 자연스럽게 건물과 어울렸다.

알퐁스도데 곳곳에는 동화와 같이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채워져 있다. 유럽풍의 접시에서부터 작은 양념통 소품까지 다소 휑해 보일 수 있는 곳들에 소품들을 적절히 배치해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남숙(43·여) 사장은 "유럽 건강빵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베이커리 내부 분위기도 유럽풍에 맞췄다"며 "빵이라는 음식 자체가 갖는 특별함과 더불어 동네 빵집이라는 정겨움 콘셉트"라고 말했다.

알퐁스도데의 빵 맛은 대형 프렌차이즈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간 소프트 바게트는 알퐁스도데의 주력상품이다. 한국인에 입맛에 맞춰 소프트 바게트를 사용했고 크림치즈를 아낌없이 넣어, 부드러운 빵의 식감과 치즈의 풍미가 조화이뤘다.

정겨운 친구를 만난 날 카페 디에서 커피를 마시고 베이커리 알퐁스도데에서 서로 빵을 선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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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식 건축물 양식으로 지은 '듀플렉스 하우스'. 나란히 서있는 베이커리 '알퐁스 도데'(왼쪽)와 '카페 D).  이호진 기자
프랑스식 건축물 양식으로 지은 '듀플렉스 하우스'. 나란히 서있는 베이커리 '알퐁스 도데'(왼쪽)와 '카페 D).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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