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치료로 교육공백 걱정 없어요"

대전시교육청과 대전혜광학교는 2일 오후 1시 대전보람병원에서 장애 아동과 학부모, 의료진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병원파견 특수학급 입학식을 진행했다.  김예지 기자
대전시교육청과 대전혜광학교는 2일 오후 1시 대전보람병원에서 장애 아동과 학부모, 의료진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병원파견 특수학급 입학식을 진행했다. 김예지 기자
2일 오후 1시 대전 문창동에 자리잡은 대전보람병원 5층 강당에 다소 상기된 표정의 학부모들과 장애아동들이 들어섰다. 아직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아이부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아이까지 모습은 제각각이었지만 얼굴에 떠오른 해맑은 표정 만큼은 똑같았다. 부모들의 얼굴도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강당 앞에 내걸린 `입학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바라보는 학부모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대전보람병원에서 전국 최초로 진행된 병원파견 특수학급 입학식의 풍경이다. 대전시교육청과 대전혜광학교는 중증장애 아동의 재활치료를 목적으로 소아 낮 병동을 운영하고 있는 대전보람병원과 건양대병원에 각각 병원파견 특수학급 1학급과 2학급을 개설했다.

대전보람병원은 2009년부터 중부권 최초로 소아 낮 병동을 개소해 운영하고 있으며 건양대병원은 지난 해부터 소아 낮 병동을 운영 중이다.

대전보람병원 특수학급에는 현재 병원에 상주하며 입원치료를 하고 있는 아동 13명과 낮 병동을 이용 중인 아동 15명 중 만 1세부터 11세까지의 유아 및 초등학생 5명이 첫 입학생이 됐다. 건양대병원은 이달부터 낮 병동에서 치료를 받는 16명 중 유치원 과정 7명, 초등학생 과정 2명 등이 입학했다. 학생들은 교육청에서 파견한 특수교사의 도움을 받아 장애 정도와 인지능력 정도에 따라 개별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병원파견 특수학급에는 학부모와 의사, 치료사, 특수교사가 한 곳에 모여 있어 중증 장애 아동에게 적합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이라는 게 혜광학교의 설명이다.

정길순 혜광학교 교사는 "특수학급에는 영유아 교육과정과 초등교육과정이 함께 적용되는데 전국 최초로 실시하는 만큼 앞으로 현장에 맞게 교육과정을 조율해가는 실무작업이 지속될 것"이라며 "의사와 치료사의 조언은 물론 학부모와 특수교사의 의견이 한 곳에 적용될 수 있어 장애 아동의 교육 환경으로서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전국에서 몇 안되는 소아재활센터를 찾아 다니며 치료에 전념하느라 유치원·학교 교육과정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학부모들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6살인 자녀를 건양대병원 특수학급에 입학시킨 박현희(41)씨는 "그 동안 치료받는 데에만 집중하느라 우리 아이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소외감에 시달렸는데 이번에 유치원 교육 혜택을 받게 되면서 아이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것 같아 마음이 벅차다"며 "이런 교육의 기회가 좀 더 많은 장애 아동들에게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