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부석중 최고령 김복환씨
올해 여든 한 살인 김 할아버지는 이날 손자·손녀뻘 되는 학생 37명과 똑같이 교복을 입고 입학식에 참석해 입학선서를 했다.
김 할아버지와 이 학교의 인연은 이날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60여년전인 1955년 부석중학교 1학년을 다녔었다. 하지만 당시 스물한살이라는 나이 때문에 갑작스럽게 군입대를 해야 했고 자연스레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제대 후에는 배움의 꿈을 접은 채 농사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야만 했다.
할아버지가 배움의 꿈을 다시 펼치기로 한 것은 지난 1월 한 방송프로그램을 보고서다.
68세 할머니의 중학교 입학과 수능 도전 사연을 보고 용기를 얻어 못 이룬 학업의 꿈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후 학교측과의 상담과 도움을 통해 2학년에 재취학이 결정되면서 만학의 꿈을 이루게 됐다.
김 할아버지의 도전에 가족과 친지, 주위 주민들 모두 응원과 축하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 할아버지는 "늦은 나이에 학교에 다시 다닌다는 것이 쑥스러워 한참을 고민했는데 기꺼이 입학을 허락해 준 학교에 감사하다"며 "이제라도 배움의 한을 풀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정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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