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지난 달 28일 오전 충북 보은의 한 놀이공원에서 펀스카이라 불리는 놀이기구를 타던 12세 어린이가 20m 높이에서 추락해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희생된 어린이는 청주에서 수련회 활동의 일환으로 놀이공원에 왔던 모양이다. 단체활동의 연장선에서 이 기구를 탔다가 예상치도 않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짐작된다.

우선 이 놀이기구가 피해 어린이 연령대가 즐겨도 상관없는 시설인지 의문이다. 놀이공원에서 운용하는 시설 치고는 위험도와 난이도가 꽤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안전수칙이나 보호장구를 단단히 갖춘다 해도 지상 높이가 20m에 이르고 더구나 탑승지점에서 반대편 도착지점까지 빠르게 이동하는 기구의 속성상 어린이들이 체험하기엔 부담이 적지않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극도의 긴장감과 심리적 압박감에 압도된 어린이들에게 이 기구를 태우는 일은 무모하거나 상술을 앞세우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이 놀이기구는 양편의 나무 또는 지주대 사이를 와이어가 연결한다. 그리고 이용자는 작은 쇠바퀴 형태의 트롤리를 와이어에 걸어 출발한다. 도착지점이 낮게 설계돼 있기 때문에 체중과 트롤리의 미끄럼에 의해 가속도를 받게 되는 일종의 체험형 산림레포츠시설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시설을 체험하려면 안전관리가 필수다. 특히 트롤리에 연결된 줄 외에 별도의 생명선이 와이어에 물려 있어야 한다. 트롤리에서 분리되는 등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보은 추락사고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소홀히 한 결과라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와이어 자체가 끊어진다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지만 이번 사고는 트롤리가 빠지면서 추락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있다. 이 말이 맞다면 운영업체가 시설 안전점검을 부실하게 한 상태에서 문제의 기구를 운용했다는 추론이 성립한다.

웬만한 놀이공원은 어린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을 겨냥해 문제의 놀이기구를 비롯한 각종 탑승 체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자칫 잘못될 경우 치명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안전관리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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