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4 대전 대흥동 청솔연탄구이-갈매기살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불의 재료도 중요하다. 똑같은 고기라도 가스불에 구워먹느냐, 참숯에 구워먹느냐, 연탄불에 구워먹느냐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진다. 참숯향이 가득 밴 고기맛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연탄불에 석쇠를 올려놓고 구워먹는 고기맛을 더 좋아한다. 특히 기름기가 거의 없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갈매기살이라면 단연 연탄불이 최고다.

지금이야 갈매기살이 돼지고기 중 가장 맛있는 부위라고 대접을 받지만 한 때 바닷가에서 `끼룩~끼룩~`하며 날아다니는 갈매기로 오인받았던 적도 있다. 갈매기살은 돼지 갈비뼈를 감싸고 있는 횡격막에 붙어있는 얇고 길쭉한 부위이다. 돼지 한 마리를 잡아봐야 고작 300-400g 정도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귀하다. 갈매기살은 비계가 없지만 퍽퍽함이 전혀 없이 쫄깃하고, 무엇보다 삼겹살에 비해 칼로리도 훨씬 낮아 살찔 위험도 별로 없다.

요즘 갈매기살 전문점들이 많지만 기자가 대전에서 가장 맛있는 갈매기살 집으로 꼽는 곳은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청솔연탄구이(대표 김도열)이다. 이 집 갈매기살은 좋은 재료, 주인장의 정성, 연탄불 굽기 노하우 등 3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주인장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횡경막을 벗겨낸 갈매기살을 3-4일 정도 충분히 냉장숙성을 한다. 돼지고기의 누린내도 잡고, 쫄깃한 식감을 높이기 위함이다. 주문이 들어옴과 동시에 참기름, 소금, 마늘로 약간의 밑간을 한 뒤 섭씨 700-800도 정도의 센 연탄불에 3분 정도 초벌구이를 한다. 센 연탄불에 고기를 뒤집어 가면서 빠르게 초벌구이를 하는 이유는 육즙을 고기 안에 잡아두기 위해서다. 초벌구이로 절반쯤 익힌 갈매기살은 손님상에 올라서도 연탄불로 마무리 구이를 한다. 연탄으로 구웠을 때 돼지의 누린내도 없어지고, 스모크향의 연탄특유의 냄새가 고기 속살까지 깊게 배기 때문에 연탄불만을 고집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집 갈매기살은 유난히 쫄깃하고 고소하다. 한 식객이 이 집 갈매살의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돼지고기라기 보다는 참새구이에 가까운 맛."

난 이 집 갈매기살을 먹을 때 소금장이나 쌈장에 찍어먹지 않는다. 석쇠 위에서 노릇하게 구워진 갈매기살 한 점에 명이나물장아찌나 콩나물무침을 얹어먹는 게 훨씬 식감을 높여준다. 고기를 먹었을 때 입안의 텁텁함을 명이나물이나 콩나물의 깔끔함이 잡아준다. 고기로 배를 채웠어도 입가심으로 냄비라면은 꼭 먹어볼 것을 권한다. 쭈그러진 냄비에 끓여내는 라면의 맛은 라면전문점보다 낫다. 센 가스불에 4분 정도 재빨리 끓여내는 라면은 면발이 살아있고, 고명으로 뿌려진 김가루와 똑 깨트려 넣은 달걀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주소: 대전시 중구 대흥동 478-4

△전화번호: 042(242)9292

△메뉴: 생갈매기살·생목살 각 1만원, 간장양념구이·고추장양념구이 각 8000원 △테이블:4인용 18개

△영업시간:오후 5시30분-오전 0시30분(연중무휴)

△주차장:중구청 무료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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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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