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영옥 여사 안장식

64년간 김종필 전 총리의 든든한 지원자였던 고 박영옥 여사의 유골이 충남 부여군 선산 가족묘역에 안장됐다.

25일 오전에 발인을 한 운구행렬은 예정보다 조금 늦은 오후 2시 20분쯤 충남 부여군 외산면 인근 선산에 도착했다. 안장식은 김 전 총리를 비롯해 유족과 정치인, 지역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진행됐다.

안장식을 알리는 개식을 시작으로 화장된 고인의 유골을 가족납골묘역에 안치한 뒤 마지막 제를 올리는 반혼제 순서로 진행됐다.

김 전 총리는 평생 자신과 함께해온 반려자의 마지막을 조용히 함께했다. 하지만 김 전 총리는 유골함이 안치되기 전 휠체어에 탄 채 유골함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반혼제에서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 눈물을 흘리며 아내를 위해 잔을 올려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김 전 총리는 안장식이 모두 끝난 뒤 애도의 마음을 전한 국민들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정성어린 조문에 아내도 기뻐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우리 부부를 많이 아껴줘 오늘에 이르렀다"고 국민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또 "아내가 먼저 눈을 감아 슬프다"며 "국민 모두 건강하고 희망찬 내일이 되길 기도한다.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눈물을 흘렸다.

주민 김모(54)씨는 "지역을 대표하는 큰 어른이 슬퍼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면서 "평생 김 전 총리의 곁에서 정치적 동반자로서 지켜주던 고인이 좋은 곳에 가서 편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형 셋째 형인 박상희씨의 장녀로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당시 구미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1951년 박 전 대통령의 소개로 김 전 총리와 결혼했다. 이후 김 전 총리가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그림자처럼 곁에서 내조를 해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슬하에는 1남 1녀가 있다.

한편, 김 전 총리의 고향 마을 주민들은 고 박 여사의 안장식을 준비하기 위해 오전 8시부터 선산 주변에 천막을 설치하고 조문객을 맞이했다. 송신용·인상준·한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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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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