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속보>=이사온 지 하루 만에 일가족 등 4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사상자를 낸 30대 남성 A씨는 과거 뺑소니 사고와 관련해 자신을 살해하기 위해 가해자가 청부업자를 보낸 것으로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본보 24일자 6면 보도>

25일 천안서북경찰서에 따르면 2012년 5월께 뺑소니 피해를 당한 피의자 A씨는 당시 가해자가 자신을 살해하기 위해 청부업자를 이사시킨 것으로 보고 그들은 제거해야 자신이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당시 경찰 조사에서도 A씨는 `이상한 사람이 도지사 뺑소니 사건 때문에 죽일 것 같다`,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 등의 말을 하며 불안한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 끔찍한 사건의 발단은 3년 전 A씨가 뺑소니 피해를 당하고 나서부터 시작됐다. 이때부터 A씨는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A씨는 지난 2012년 5월께 제주도 거주 당시 뺑소니 피해를 당했다. 그때부터 A씨는 가해자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으며 자신이 살해당할 것 같다고 느껴오던 중 지난해 9월께 서북구 직산읍 모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 후 6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난 2월 22일 오전 9시께 같은 아파트 8층으로 피해자 B씨 가족들이 이사를 왔다.

B씨 가족들은 이사온 지 다음날인 23일 오전 6시 50분께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50대 B씨가 사망하고 부인(51)과 딸(21)은 중상을 입고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A씨는 흉기에 찔린 B씨의 딸을 뒤쫓아갔고 B씨 딸은 때 마침 눈 앞에 아파트 출입문이 보여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딸이 도움을 청한 곳은 다름아닌 피의자 A씨의 주거지였다.

당시 집 안에 있던 A씨의 아내는 피를 흘리며 도움을 요청한 B씨 딸을 숨겨주려고 했지만 A씨는 자신의 아내도 청부업자가 보낸 가해자와 한 통속이라는 생각에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은 범행 당시부터 피해망상 등 불안증세를 보인 A씨에 대해 마약 등 환각물질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으나 경찰은 현재 대전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검사를 의뢰 한 상태다. 경찰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A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2년 전 인터넷에서 구입한 것으로 밝혀냈으며 A씨에 대해서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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