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반석고 모의국회 연출·편집 등 학생 참여 현 정치 파행구조 분석

 대전 반석고 2학년 학생들이 지난 23일 모의국회 '진실게임, 믿거나 말거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반석고 제공
대전 반석고 2학년 학생들이 지난 23일 모의국회 '진실게임, 믿거나 말거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반석고 제공
"친구들과 함께 모의국회 준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고등학생들의 손으로 만든 `모의국회`가 23일 열렸다. 주인공은 대전 유성구의 반석고 2학년 학생들. 한 학년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의 2월, 일반 학생들에게는 수험생이 될 준비로 학업마련에 분주한 시기지만 반석고 2학년들은 이번 모의국회를 준비하며 더욱 알찬 한 달을 보냈다. 앞으로의 수험생활도 걱정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준비위원장을 맡은 유서희 양은 "평소 한국 정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대학생들이 하는 모의국회를 관람할 기회가 있어 큰 감명을 받았다"며 "이후 고등학생으로서 우리의 눈에 비춰진 정치를 우리만의 색깔로 담아보고 싶었고 학교에 제안을 드려 뜻있는 친구들을 모아 모의국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반석고는 모의국회 개최에 대한 학생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뒤 전략팀을 구성,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공모해 모의국회 준비팀 19명을 구성했다. 물론 연출에서부터 대본, 기획 및 홍보, 편집까지 모든 것은 학생들의 손을 거쳤다.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국회다. 이번 모의국회는 인사청문회 형식의 현 정치의 파행 구조를 풍자했다. 제목은 `진실게임, 인사청문회 믿거나 말거나`다. 특히 주요 청중이 고등학생이라는 것을 감안해 더욱 쉽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기획팀장 고대호 군은 "다른 친구들과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좋았고 현실의 문제를 인식하고 그것을 우리들만의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우리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극의 형식으로 정치인 패널 토론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서로 생각을 나누는 시간도 아주 신나는 모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들의 모의국회가 특별한 이유는 `연극형 모의국회`라는 점이다. 극은 대본이 완성된 후 3주간의 혹독한 연습기간을 거쳐 완성됐다. 교육연극 전문가이며 교사인 느리울중 이상돈 교사의 도움도 컸다. 동선리, 표정, 억양 등 극의 재미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극의 구성요소와 주제를 부각시키는 방법을 학생들 스스로가 고안하면서 모의국회가 완성된 것이다.

최영봉 반석고 교감은 "학생들이 직접 이번 국회를 준비하면서 공유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통해 `인사청문회`의 문제점과 현 정치의 파행 구조 등을 민주주의의 원리에서 분석하고 재미있게 풍자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의 기쁨을 느끼게 됐다"며 "특히 학생들 각각의 역할이 하나가 되는 과정은 분명히 교과서라는 제한된 한계를 극복하는 특별한 경험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