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 실시설계 변경… 주민 찬반갈등 야기 인근 광산서 석면 검출 맞물려 착공 '차일피일'

장항선 2단계 개량사업 홍성지역 노선을 두고 주민갈등이 장기화돼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12일 충남도와 홍성군 등에 따르면 장항선 2단계 개량사업은 보령(남포-간치)·홍성(신성-주포) 구간의 곡선선로를 직선화 해 열차가 시속 250㎞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고속노선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사업비 9500억 원을 투입해 총 연장 32.4㎞를 건설한다.

문제는 홍성을 지나는 노선을 두고 주민 의견이 엇갈려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것. 사업시행기관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철도공단)은 실시설계 완료 후 올해 상반기 공사를 발주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지역주민의 반발과 민원이 계속돼 사업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국토교통부는 장항선 2단계 개량사업 기본계획에서 광천역을 상정리 홍주미트로 옮기고 노선은 벽계마을-홍주미트-포항마을을 잇는 내용의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철도시설관리공단이 2013년 광천역 위치를 홍주미트가 아닌 신진리 광신철재 뒤편으로 변경하고 노선도 그림이 있는 정원-홍주미트를 잇는 최단거리 안으로 실시설계를 바꾸겠다고 발표하자 주민간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노선이 지나가는 홍성·광천·구항 일대 주민들은 주택가 형성, 상권활성화 등을 이유로 노선 유치를 찬성하는 입장과 농경지·경관훼손, 사고 위험 등을 들어 반대하는 입장으로 나뉘어 갈등이 지속돼왔다.

이처럼 주민갈등이 계속되다 지난해에는 실시설계 노선이 지나는 광산에서 석면이 검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광천주민들의 반발이 일었다.

이에 철도공단은 한국광해관리공단과 전남대 석면환경센터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최근 연구용역 결과를 군 등에 제출했다.

철도공단은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기본계획노선과 실시설계노선 모두 공사시 석면비산의 영향이 일부 예상되지만 석면 산출 구간에 대해 공정별 저감대책에 따라 공사를 하면 석면비산 영향이 최소화 될 것이라 판단했다.

토양의 경우에는 기본계획노선과 실시설계노선 모두 석면농도 0.25% 이내로 검출돼 환경부 기준인 1%를 넘긴 지역이 없다고 밝혔다.

철도공단은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석면비산 저감대책을 마련하고 주민을 최대한 설득해 사업추진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행정당국과 협의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성군의회는 장항선 2단계 개량사업 관련 연구모임을 결성하고 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구모임에 참여하는 한 군의원은 "의원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 연구모임의 목적이 특정 노선을 지지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경제, 환경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주민여론을 조사해 신속히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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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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