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 안 '돌' 때문에 소화불량 폭음 즐기고 비만땐 더 주의를

담석증은 말 그대로 담낭에 돌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식생활의 서구화로 칼슘이 많은 유제품과 요산이 많이 들어있는 육류 섭취가 늘어남에 따라 발병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간에서 형성된 담즙은 담낭에서 농축된 후 음식물이 위를 거쳐 십이지장으로 들어올 때 배출되어 음식의 소화를 돕는다. 담즙의 주요 성분인 담즙산은 식사로 십이지장에 들어온 지방질을 장이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데, 담석증은 이러한 담낭과 담관에 담즙의 구성 성분들이 돌같이 굳어져 결정이 생기는 병이다.

담석은 담낭 내에 있는 담즙의 구성성분 가운데 콜레스테롤, 담즙산, 인지질 3자 사이의 용해성 차이에 의해 생성된다.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고 담즙산에 녹으며, 인지질은 콜레스테롤의 용해도를 증가시킨다. 따라서 담즙에서 콜레스테롤이 과포화되거나, 간에서 담즙산과 인지질의 분비가 감소하면 콜레스테롤 결석이 생기는 것이다. 담석은 크게 콜레스테롤성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된다. 콜레스테롤성 담석은 담즙 성분 중에 콜레스테롤 양이 증가되면서 생기며, 또한 세균의 감염으로 인해 색소성 담석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므로 각종 감염, 만성 간질환, 위절제 수술 등으로 인한 췌담관계의 변화로 인해 담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담석은 임신 횟수가 많은 여성, 폭음하는 사람, 비만한 사람에 많이 생긴다.

담석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경미한 경우에는 둔한 통증과 단순한 압박감, 또는 상복부의 불쾌감, 소화불량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상복부의 심한 통증을 특징으로 하는데, 경우에 따라 오른쪽 어깨까지 통증이 전파되기도 한다. 담관낭이나 담관에 담석이 생겨 오랫동안 막혀있는 경우에는 2차 감염을 일으켜 오한이 있거나 열이 나기도 한다. 통증은 주로 기름진 저녁식사를 하고 난 후, 잠자리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흔히 구토를 동반하고, 황색 담즙이 섞인 액체를 토하게 되며, 일시적으로 흰 대변이 나오고 가벼운 황달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담석에 의한 합병증으로는 급성 및 만성 담낭염, 담낭 농흉, 담낭 천공이 있으며 담관에 생긴 담석은 담관염 또는 췌장염을 일으키기도 하고 특히 큰 담석이 오랫동안 담낭에 있는 경우에는 담낭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 담석증은 무증상인 경우가 가장 많고 복통이나 소화불량의 형태로 나타나서 알아채기 어려운데, 평상시 명치부위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어 위경련, 급체 등의 증상이 있지만 위내시경 검사에서 정상이라면 CT검사를 시행해 담석증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담석증이 진단되었을 때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경과를 지켜볼 수도 있고 내과적 약물치료, 내시경적 치료, 외과적 수술치료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복부에 작은 구멍을 통한 복강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며, 담관에 담석이 있을 시에는 내시경적 수술로 제거가 가능하다. 증세의 정도가 덜 심하고 빈도가 적을 때는 경구 약물 투여나 용해 요법, 분쇄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식이요법으로는 균형 잡힌 영양소의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며 다이어트를 위해 장기간 금식하다가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고지방식 식품과 고 콜레스테롤 식품을 피해야 하며 술, 카페인 음료, 탄산음료, 향신료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변비가 있는 사람은 섬유질이 많이 포함된 식품을 먹어야 하고 미네랄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담석증에 관한 잘못된 상식중 하나는 요로결석처럼 맥주나 물을 많이 마시면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 담낭 담석은 요로결석이 생기는 기전과 구조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물을 많이 마셔도 빠지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증상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췌장염 등의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최용우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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