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2 대전 노은동 쓰촨-짬뽕

요즘 짬뽕이 대세다. 수 십 년 동안 중국요리의 대명사나 다름없었던 짜장을 제쳤을 뿐더러 이제는 `짬뽕`이라는 단독 메뉴로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전국 5대 짬뽕이니, 대전 3대 짬뽕이니 하면서 짬뽕 투어를 하는 식객들도 많다. 짬뽕의 인기가 치솟다 보니 8000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하는 `명품` 짬뽕들도 있다. 서민들이 간단히 한 끼 때우는 음식이었던 짬뽕이 주머니가 부담스러운 비싼 음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짬뽕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국물에 익숙하고, 얼큰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짬뽕만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음식이 없기 때문이리라.

대전에도 짬뽕 맛집이 많다. 그 중에 가격도 적당하고, 맛도 좋은 집을 추천한다면 대전 월드컵경기장 근처에 위치한 쓰촨(대표 변순호)이다.

중국요리는 불맛으로 먹는다고 한다. 불의 세기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중국요리의 맛은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이 집 짬뽕은 불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짬뽕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면 불 냄새가 확 올라온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입맛 당기는 불 냄새다.

이 집 짬뽕 국물은 바특하지 않다. 기본육수의 깔끔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돼지다리뼈와 닭발을 8대2 비율로 섞어 2시간 정도만 삶는다. 국물이 텁텁하지 않은 또다른 이유는 주문이 들어오면 그 때서야 조리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양파, 양배추, 대파, 당근, 시금치, 호박, 부추 등 갖은 채소에 생돼지고기를 넣고 센 불에 볶아 채소에 불 맛이 밸 때 쯤 해파리, 오징어, 민물새우, 바지락 등 해산물을 넣어 3분만에 요리를 끝낸다. 중간에 국내산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한 맛을 가미한다.

센 불에 빨리 요리를 끝내다 보니 짬뽕에 들어간 채소의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다. 채소와 해산물, 돼지고기의 맛이 잘 어우러져 감칠맛이 난다. 화학조미료 맛이 나긴 하지만 입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면발도 쫄깃하다. 반나절 정도 숙성한 면발을 즉석에서 뽑아낸 탓이다.

짬뽕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좋을 메뉴는 바로 탕수육이다. 돼지고기 뒷다리 살을 쓰는데도 질기지 않다. 튀김옷을 잘 입혀서 입에 넣어도 거칠지 않고 부드럽다. 돼지고기의 누린내는 없애고 고소함은 잘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탕수육 위에 뿌린 소스가 달착지근하지 않아 좋다.

짬뽕과 함께 이 집이 자랑하는 또 다른 메뉴는 볶음밥이다. 하루 정도 냉동고에 넣어둔 밥을 파, 당근, 돼지고기 등 기본 재료와 함께 센 불에 볶은 볶음밥은 고슬고슬한 밥맛이 살아 있다. 무엇보다 이 집의 최대 매력이라면 가격이 적당하다는 점이다. 짬뽕은 5000원이고, 볶음밥과 미니탕수육은 각각 6000원과 1만원이다.

△주소:대전시 유성구 노은동 535-29

△전화번호:☎042(824)8992

△영업시간:오전10시부터 오후9시까지(일요일 휴업)

△테이블:13개(4인용)

△주차공간:가게 앞에 4-5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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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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