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진·황동일 부상으로 이탈, OK저축은행과 선두다툼 재현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순항하던 대전 삼성화재블루팡스가 주전들의 잇단 공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삼성화재가 주춤하는 사이 2위 OK저축은행이 무서운 기세로 추격에 나서며 리그 초반 펼쳐졌던 치열한 선두 다툼이 재현될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15시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대 3(22-25 25-19 25-19 25-27 9-15)으로 패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56점을 기록하며 2위 OK저축은행(52점)에 4점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상황. 안정적인 선두 유지를 위해 승점 3점이 간절한 상황이었지만 주전 2명의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20일 LIG손해보험과의 경기 중 상대 선수를 가격하며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주전 센터 이선규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라이트 김명진까지 경기 전 허리 부상이 발생하며 출전을 하지 못했다. 김명진은 이번 시즌 군입대로 자리를 비운 박철우를 대신에 삼성화재의 라이트를 맡아오던 주전력이다. 김명진의 병명은 급성 디스크. 이날 경기는 물론 이번 시즌 잔여경기 출전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선규와 김명진 등 팀의 주축이 빠진 삼성화재는 경기 초반부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선규를 대신해 출전한 베테랑 고희진은 이날 10득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경기가 풀세트 접전으로 흘러가며 체력적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더 큰 문제는 김명진이 빠진 라이트였다. 김명진을 대신해 투입한 황동일마저 4세트 후반 하체 근육 경련을 일으키며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라이트의 경우 황동일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지만 당장 3일 LIG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번 시즌 들어 선두 삼성화재에게 찾아온 가장 심각한 위기다. `코트 위의 제갈량`이라고 불리는 신치용 감독에게도 극복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치용 감독은 "황동일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는데 솔직히 대안이 없다. 모두가 말하는 것처럼 이번 시즌 최고의 위기"라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하지만 어렵게 지켜온 선두를 쉽게 내줄 마음은 없다.

신 감독은 "위기는 늘 오는 것이다. 그 위기를 극복해야 우승을 할 수 있다"며 "사실 이번 시즌의 경우 생각보다 위기가 늦게 찾아왔다. 그 동안 잘 버텨온 만큼 선수들과 함께 이번 위기도 잘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주전들의 잇단 공백을 겪고 있는 삼성화재는 3일 LIG 손해보험, 7일 우리카드, 10일 OK저축은행을 잇따라 상대한다. 특히 10일 OK저축은행과의 맞대결은 리그 후반 선두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양 팀은 올 시즌 4차례 맞붙어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 삼성화재가 시즌 후반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고 마지막에도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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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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