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 김현수 상사 수류탄 폭발직전 훈련병 구조

훈련병이 실수로 흘린 수류탄을 피해 훈련병을 구한 육군훈련소 김현수(오른쪽) 소대장이 수류탄 투척 방법과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육군본부 제공
훈련병이 실수로 흘린 수류탄을 피해 훈련병을 구한 육군훈련소 김현수(오른쪽) 소대장이 수류탄 투척 방법과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육군본부 제공
훈련병이 실수로 수류탄을 놓친 순간에 소대장이 몸을 아끼지 않은 헌신적인 행동으로 훈련병을 구해 화제다. 주인공은 육군훈련소 소대장 김현수(32)상사다.

2일 육군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달 23일 오후 육군훈련소 수류탄 교장에서 실습을 마친 송모 훈련병이 수류탄 투척 훈련을 위해 호안에 들어섰다.

투척호는 가운데에 높이 60cm의 `분리벽`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호로 나뉘어져 훈련병과 소대장이 각각 들어가 훈련하도록 돼 있다.

수류탄 투척 훈련은 신병교육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훈련으로 연대장이 직접 현장에서 훈련을 통제하며 경험 많은 소대장이 훈련병과 함께 투척호에 들어가 일 대 일로 훈련을 진행한다.

이날 송 훈련병 곁에서 투척훈련을 지도한 소대장은 특전부사관 출신으로 육군훈련소에서 6년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김 상사였다.

송 훈련병은 호 안에서 소대장에게 건네받은 수류탄을 조심스럽게 손에 쥐었다. 이후 안전핀을 제거하고 통제구령에 따라 수류탄을 힘껏 앞으로 던진 뒤 전방을 주시했다. 그러나 송 훈련병이 앞으로 던졌다고 생각한 수류탄은 김 상사가 서 있는 호에 떨어졌다. 안전핀이 제거된 수류탄이 폭발하기까지의 시간은 불과 4-5초. 생사가 갈리는 긴박한 순간이었다.

김 상사는 자신에게 닥친 위험 속에서도 송 훈련병을 지키기 위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김 상사는 `호 안에 수류탄`을 외치는 동시에 투척호의 분리벽을 뛰어넘어 송 훈련병이 있는 곳으로 넘어갔다.

김 상사는 키 180㎝, 몸무게 75㎏의 건장한 체격에 방탄조끼까지 입고 있는 송 훈련병을 순식간에 호 밖으로 끌어내 쓰러뜨린 후 자신의 몸으로 감싸 안았다.

1초도 안 돼 투척호 안에서 수류탄이 폭발하면서 고막이 터질 듯한 굉음이 났다. 두 사람은 모두 무사했다.

송 훈련병은 "모든 일이 눈 깜짝할 새 벌어졌다"며 "수류탄 폭발 직전의 위험 속에서도 나의 안전을 먼저 챙겨주신 소대장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상사는 "단지 평소 훈련한 대로 조치했을 뿐"이라며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훈련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이 소대장인 나의 기본 책무"라고 말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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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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