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후보자 "비정한 아버지 된 것 같아" 눈물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 준비단 통해 해명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이 29일 오후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병역문제 관련 공개 검증을 위해 MRI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이 29일 오후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병역문제 관련 공개 검증을 위해 MRI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차남의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 공개검증을 가졌다. 차남의 공개검증 카드를 깨내든 것은 불필요한 의혹을 일찌감치 털어내고 인사청문회에서 정책검증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후보의 차남 이 모씨(34)는 이날 오후 2시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원에서 언론과 의료진이 참여한 가운데 무릎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했다.

그는 병원에 도착해 "건장한 대한민국 남자로서 병역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 오늘 촬영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X레이 촬영 결과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 모씨는 2005년 미국 미시간대학병원에서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이후 국내에서 징병신체검사를 받고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돼 논란이 일었는 데 이번 촬영을 통해 수술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명철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 차남의 대퇴골(허벅지뼈)과 견골(정강이뼈)에 터널이 있고 금속물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병역면제 판정에 대해서는 "병무청 소관이라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수술 이전 MRI 사진 검토 결과 이 정도면 수술을 받은 것은 매우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오늘은 마음이 무겁다"고 말문을 연 뒤 공개검증 계획을 밝혔었다.

차남의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 금주 중 공개검증을 약속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이 정해지지 않았던 만큼 발표 자체는 전격적이었다. 이 후보자는 차남 공개검증에 대해 아버지로써 안타까운 심경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그는 "마음이 무겁다. 큰 아들은 군대를 다녀왔고 둘째는 몸이 좋지 않아서 가지 못했다. 몸 관리를 잘못해서 군에 못 간 건 사실이니까 못 간 사유를 오늘 공개적으로 대중 앞에 나타나 얼굴을 노출하고 촬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국민께 죄송한 생각이 든다. 둘 다 보내야 하는데 하나는 보내고 하나는 못 보냈으니까"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직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부위 공개하면서까지…"라는 대목에서는 눈물을 보였다. 또 "공직에 가기 위해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아주 아프다"며 "우리 집 사람은 드러누웠어요"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다른 의혹 제기에 대해선 "오늘 하루는 양해해 주시고 질문을 연기했으면 좋겠다"며 입을 다물고 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입장을 내놓았다. 준비단은 이날 보도참고자료에서 아파트 매매과정에서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과 관련, "다운계약서 작성의혹은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고, 양도세 역시 정상적으로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해당언론에 대해 언론중재위 제소를 포함한 법적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 신문은 이 후보자가 2003년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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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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